67점 시화작품 전시…한복 모델 60여 명 참여한 ‘시화 패션쇼’ 눈길
춤·낭송·국악 어우러진 무대…“문학·패션 결합한 K-문화 콘텐츠로 성장”
대구 수성구의 대표 명소 수성못이 문학과 패션이 어우러진 무대로 변했다. 수성구문인협회(회장 손경찬)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하는 ‘수성시화전’이 그 주인공이다.
총 67점의 시화 작품이 수성못 둘레길과 데크를 따라 전시되며, 시민과 관광객에게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개막일 가장 눈길을 끈 무대는 ‘시화 패션쇼’였다. 전통 한복을 입은 대구경북모델협회(이사장 이설이) 소속 모델 60여 명이 각자의 손에 시화를 들고 수성못 둘레길을 따라 걸어 들어왔다.
시 구절이 적힌 작품을 손에 든 모델들이 바람에 한복 자락을 날리며 행진하는 장면은 마치 수채화 한 장면처럼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대는 문학이 패션과 결합해 대중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는 실험적 시도였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한복과 시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단순히 전시회를 보는 것과 달리 직접 느끼고 감동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행사 무대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하용부 명인의 춤사위 ‘영무’가 펼쳐져 장중한 울림을 더했다. 이어 곽홍랑 시인의 시 낭송이 이어지며 문학과 예술의 교차가 만들어내는 감흥을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체감했다.
특히 ‘김정아 우리옷’을 착용하고 무대에 선 모델들의 퍼포먼스는 전통 국악 반주와 어우러져 품격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성못 데크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연신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행사를 기획한 손경찬 회장은 “문학의 깊이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결합해 한국적 정서와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시화전이 지역 문학의 저변 확대는 물론 세계에 소개될 K-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미 지난 10일 ‘앙드레김 패션쇼’, 12일 ‘독도 패션쇼’에서도 문인들의 시화를 무대에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는 “문학과 패션의 만남은 지역 문인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대구 문화예술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