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횟수 증가·유명인 섭외 등 이유… 주민 반응은 엇갈려
주민 “숙원사업 외면한 채 인기성 행사만 집중” 비판

▲ 대구 서구청 전경
▲ 대구 서구청 전경

대구 서구청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공연 관련 예산을 3억 원가량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말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데다 추경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대구 서구청 등에 따르면,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기금운용변경계획안’은 지난달 29일 발의됐으며 이달 1일 구의회에 상정됐다.

서구의회는 추경 예산안을 심의해 기정예산 대비 462억 원이 증액된 6657억 원의 규모의 예산을 확정했다.

18일에 마무리된 제259회 임시회에서 서구의회는 해당 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추경에서 구청은 문화회관 기획공연 행사공연비 1억 원과 행사 실비지원금 2억 원을 각각 증액했다.

서구문화회관은 지난해보다 공연 횟수와 야외공연이 늘어나면서 장비 임차, 홍보 팜플렛 제작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공연 횟수는 37회로 지난해(34건)보다 3회 늘었다. 야외공연은 7건에서 11건으로 증가했다. 이중 연말까지 남은 공연만 11회에 달한다.

또 구청은 주민들이 인지도가 높은 출연진을 선호해 유명인 섭외에 비용이 늘었고, 공모사업 자부담 비율 증가도 예산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대구예술문화진흥원 주관인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 지원액은 지난해 1억 원에서 올해 6000만 원으로 줄었고,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인 ‘공연예술지역유통지원사업’의 자부담 비율은 10%에서 30%로 늘었다.

하지만 이번 예산 증액과 관련해 추경의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경은 예산이 실행 단계에 들어간 뒤 부득이하게 필요한 때 편성하는 예산인데, 지난해보다 공연 횟수가 늘었다면 본예산에서 반영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구 주민인 권용원(42)씨는 “악취나 폐수 같은 내부적인 환경도 단속하지 못하면서 굳이 돈 써가면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주민 불만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막상 공연을 해도 팬들이나 외부 사람들이 이득을 본다는 반응이 더 많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청은 굳이 공연에 돈을 들이기보다는 폐수가 유출됐던 달서천 시설 개선이나 서대구역 역세권 개발 등 숙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구의회도 앞으로 반대할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구문화회관 관계자는 “공모사업 예산 확정이 2월에서 3월 사이에 되기 때문에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 또 장비 임대 업체에서 요구하는 비용이 증가했고, 홍보 창구를 늘리면서 SNS 광고도 많이 하다 보니 사업비가 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유경 기자
이유경 기자 ly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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