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로 훼손된 지산리 704호분 긴급 발굴 결과, 신라식 횡혈식 구조 밝혀져
7세기 신라 유물 ‘인화문 대부장경호’ 출토…대가야 통합 이후 역사 변동 실마리

▲ 고령 지산동 고분군(지산동 704호분) 석실묘 내부 모습
▲ 고령 지산동 고분군(지산동 704호분) 석실묘 내부 모습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대가야 멸망 이후 신라 세력의 진입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 확인됐다.

고령군은 도굴로 훼손돼 방치 상태에 있던 지산리 석실묘(지산동 704호분)에 대한 긴급 발굴조사 결과, 해당 유적이 신라계 횡혈식 석실묘로 밝혀졌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로 고령지역의 통합 이후 역사적 변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마리가 드러났다.

문제의 석실묘는 지난 2010년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정밀지표조사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당시부터 도굴 흔적이 뚜렷해 보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고령군은 국가유산청의 긴급 발굴조사비 지원을 받아 약 한달간(10월13일~11월12일)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도굴로 훼손돼 방치 상태에 있던 고령 지산동 고분군(지산동 704호분) 석실묘 해체면
▲ 도굴로 훼손돼 방치 상태에 있던 고령 지산동 고분군(지산동 704호분) 석실묘 해체면

조사 결과, 석실묘는 폐쇄석 상단이 파손됐지만 내부 구조는 대부분 온전히 남아 있었다. 묘도와 연도, 현실이 뚜렷하게 구분되며, 현실에는 배수로와 후벽시상(屍床)이 설치돼 있었다.

특히 현실 내부에서는 인화문이 새겨진 대부장경호(帶附長頸壺)가 출토됐는데, 이는 7세기 중반 이전의 신라 유물로 판단돼 고분의 축조시기가 대가야 멸망 이후 신라 지배기 초기임을 뒷받침한다.

▲ 고령 지산동 고분군 인근 도굴로 방치된 석실묘
▲ 고령 지산동 고분군 인근 도굴로 방치된 석실묘

고령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단순한 유적조사에 그치지 않고, 도굴과 훼손으로 방치된 유산을 복원·정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지산리 석실묘는 대가야 이후 고령지역의 정치·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또한 군은 자문위원단의 의견에 따라 석실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정화 조치와 복원계획을 수립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령군은 앞으로도 훼손된 지역 문화유산의 보호와 복원을 위해 지속적인 발굴과 정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우 기자
김영우 기자 kyw@kyongbuk.com

고령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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