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수비고, 인원난 속에서도 집중력과 팀워크로 정상 등극
일월초도 준우승… 농산촌 한계 넘어선 ‘열정의 승부’
영양군 수비고등학교가 ‘제18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 탁구대회’ 여자 고등부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4연패의 위업을 이뤄냈다.
같은 대회에 출전한 일월초등학교도 여자 초등부 준우승을 거두며, 영양 지역 학교스포츠클럽의 저력을 전국에 알렸다.
이번 대회는 각 시·도 대표 학교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학교스포츠클럽의 최대 행사로,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학업과 병행하며 방과 후 시간을 쪼개 연습한 학생들에게 이 무대는 ‘꿈의 결실’을 맺는 자리였다.
수비고는 인원 부족으로 선수 교체조차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집중력과 팀워크로 전국 강호들을 연파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 격려하며 버텼습니다. 네 번 연속 우승이 믿기지 않아요”라며 서로를 끌어 안았다.
일월초등학교 역시 작은 시골학교라는 한계를 넘어선 투혼을 보여줬다.
6학년 한 학생은 “전교생이 20여명에 불과한 학교에서 결승에서 졌지만 전국 2등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두 학교 모두 체육 전담교사 대신 방과후 강사와 자율동아리 중심으로 훈련을 이어왔다.
코치를 맡은 조일호 강사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서로의 코치가 되어 연습했고, 그 진심이 우승으로 이어졌습니다”라며 제자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박근호 영양교육장은 “학생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전국 무대에서 결실을 맺은 것은 교육공동체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특히 작은 학교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영양은 학생 수가 적고 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대표적인 농산촌 지역이지만 이번 수비고와 일월초의 성과는 ‘환경보다 의지가 더 강하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줬다.
탁구라켓을 쥔 손끝에서 피어난 승리의 감동, 그것은 단순한 체육의 성취를 넘어 작은 학교와 농산촌 교육이 함께 만든 기적의 서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