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오가는 모든 여객선이 12월 중순부터 15~20일간 운항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섬 고립’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지난 11일 오후 2시, 포항청 회의실에서 관계기관 및 울릉크루즈·대저페리 등 관련 선사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울릉크루즈가 오는 12월 8일부터 약 15~20일간 정기검사에 들어가며, 대체 운항 선박이 없어 울릉도와 육지가 완전히 단절될 위기에 놓인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강릉·묵호·포항 등 주요 노선이 이미 동절기 휴항에 들어가거나(강릉 11월 2일, 묵호·포항 11월 9일), 임대 종료로 대체 선박이 없는 상황이라 울릉 주민과 관광객 모두 큰 불편이 예상된다.

포항해수청은 이날 회의에서 선사들의 전향적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며, 오는 14일까지 구체적 대안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특히 포항해수청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대책(안)을 공식 제시했다.

울릉크루즈는 후포항로에 운항했던 1만5천톤급 ‘썬플라워 크루즈호’의 임대 운항을 적극 검토할 것. 임대가 불가능할 경우, 울릉크루즈 정기검사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 검토. ‘퀸스타호’를 울릉크루즈 대체선으로 운항 변경 신청 시 불허 방침, 대저해운은 ‘썬라이즈호’의 재운항을 검토할 것과 울릉크루즈에 썬라이즈호를 임대 할 것을 제시했다.

포항해수청은 “상기 제안사항을 수용하지 못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선사들의 운항 변경 신청을 불허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 이날 남한권 군수는 관계기관 회의에 앞서 이재영 포항해수청장과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를 잇달아 만나 울릉군민을 대표해서 분명하고 강하게 “울릉크루즈 12월 정기 검사을 3월로 연기 해 줄 것과 그 외 방안 마련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울릉군민들은 “섬이 한겨울에 완전히 고립되는 일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정부와 해수청의 신속한 대응을 호소하고 있다.

울릉읍 주민 김모(58) 씨는 “의료, 생필품, 물류가 모두 배에 의존하는데 배가 한꺼번에 멈추면 생활 자체가 마비된다”며 “검사 시기를 조금 늦추거나 대체선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도서 지역의 ‘해상교통 단절’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드러낸 사례로, 관계기관과 선사들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