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 구간 19분 주파…교통 효율 ‘↑’ 상권은 ‘긴장’
전문가 “6개월 뒤 통행 패턴 안정화…국도변 상권 자연감소 가능성”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영덕군 강구면까지 연결되는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지난 8일 개통됐다. 총연장 30.92㎞, 왕복 4차로로 건설된 이 노선은 약 1조 6천억 원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으로, 포항과 영덕을 잇는 동해안 물류축의 핵심 구간으로 평가된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동 효율은 크게 개선됐다. 기존 국도 7호선을 이용하던 차량은 37㎞를 42분 동안 달려야 했지만, 고속도로 개통 후 31㎞를 19분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노선을 통해 포항~영덕 구간의 정체 해소와 물류비 절감, 관광 접근성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하·송라·화진에서 강구로 이어지는 국도 7호선 해안권 상권은 긴장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카페, 식당, 모텔 등 통행 차량에 의존하는 업종이 밀집돼 있다. 송라면 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찬영(56)씨는 “아직은 손님이 줄었다는 느낌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고속도로 이용이 늘어나면 국도 이용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교통경제 전문가들은 개통 효과가 단기간에 체감되기 어렵다고 본다. 김세훈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설고속도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분석에서 “신규 고속도로 개통 직후에는 교통 흐름 재편이 완전하지 않아, 상권 변화나 경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선 인식이 확산되고 경로가 고정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며 “이후 통행 패턴이 안정되면 국도변 상권은 자연 감소 국면을 맞게 된다”고 밝혔다.
강덕봉 서울시립대 교수와 윤참나 연구원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 “고속도로 개통은 교통 접근성 향상으로 중심지와의 연계성을 강화하지만, 구(舊) 노선 인근의 통과형 서비스업에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해안 도로 중심의 상권은 단기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1~2년 내 교통량이 재편되면 소비 동선이 고속도로축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청하IC와 영덕남정IC 일대는 개통 전후로 상가 리모델링과 신규 점포 개설이 늘어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는 교통량이 분산되는 과도기 단계로, 본격적인 이용 패턴은 내년 상반기 이후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