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서관 넘나들며 책 읽기 생활화… 지역 독서문화 확산 기여

▲ 경북 칠곡군에 사는 오미애(45) 씨 가족이 올해 지역 안팎의 도서관에서 읽고 빌린 책이 약 2500권에 이르러 ‘2025 경상북도 다독가족상’을 받았다.
▲ 경북 칠곡군에 사는 오미애(45) 씨 가족이 올해 지역 안팎의 도서관에서 읽고 빌린 책이 약 2500권에 이르러 ‘2025 경상북도 다독가족상’을 받았다.

칠곡군에 사는 오미애(45) 씨 가족이 올해 지역 안팎의 도서관에서 읽고 빌린 책이 약 2500권에 이르러 최근 ‘2025 경상북도 다독가족상’을 받았다.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가 일상인 시대에, 한 가족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모습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 가족이 지난 1년 동안 칠곡군립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1300여 권, 칠곡도서관에서 900권에 이른다. 여기에 성주도서관·북삼도서관·대구 영어도서관 등 외부 도서관에서 빌린 책, 도서관에서 읽고 두고 온 책까지 합하면 총 독서량은 약 2500권.

칠곡군 관계자는 “한 가정의 연간 독서량으로는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 씨 가족의 독서 습관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생활의 리듬이 됐다.

두 자녀 박시후(15·순심중 2), 박정훈(12·왜관초 5) 군은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드나들며 자랐다.

원하는 책이 없을 때는 곧장 다른 도서관으로 향한다.

아버지 박재영(45) 씨는 “우리 가족은 필요한 책을 찾아 여러 도서관을 ‘투어’한다”며 “아이들이 책을 고르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고 말했다.

큰아들 시후 군은 칠곡도서관 개인 다독상을 받았고, 정훈 군은 학교 과학토론대회 대상, 군 대회 은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시후 군은 “많이 읽다 보니 생각을 정리하는 힘이 생겼다”고 했고, 정훈 군은 “토론할 때 책 내용이 아이디어로 떠오른다”고 말했다.

부모의 활동도 책을 매개로 지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오 씨는 그림책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군립요양병원과 유치원을 찾아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도서관 봉사 공로로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서현지 칠곡군청 도서관팀장은 “한 가족의 꾸준한 독서가 일상과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지역 독서문화에도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칠곡군은 최근 몇 년간 ‘생활 속 독서문화’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왔다.

북스타트 책꾸러미, 초보 부모 책선물 사업, 시니어 디지털 교육, 학교 밖 생활과학교실, 행복영화관, 작가와의 만남 등 연령대를 아우르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독서는 개인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가족관계와 지역 문화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며 “오미애 씨 가족의 실천이 칠곡의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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