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베이징·내몽골 잇는 국제 협력 성과…K-아트 확장 가능성 확인
지역 기반 기관의 해외 순회전·작가 발굴 성과 주목…“아시아 현대미술 새 축 형성”
칠곡문화예술위원회와 몽골 블루선 현대미술센터가 국경을 넘는 협력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 지역 문화기관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번 연대는 상하이·베이징에 이어 내몽골 특별전으로 완성되며, K-아트의 확장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입증했다. 두 기관이 구축한 ‘동아시아 예술 네트워크’가 향후 국제 미술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협력의 첫 장은 2023년 상하이 국제 예술품 무역 주간에서 열렸다. 칠곡문화예술위원회와 몽골 블루선 현대미술센터가 공동 기획한 ‘이중적 연결(Hybrid Connections)’ 전시는 세계적인 컬렉터 울리 시그(Uli Sigg), 중국 비평가 구전칭(顾振清), 쿠바 아바나 비엔날레 관계자 등이 방문하며 현장에서 ‘동아시아 예술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상하이는 단순한 해외 전시를 넘어, 한국·몽골·중국을 잇는 국제 예술 네트워크의 중심점으로 작동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기반 기관이 만들어낸 국제 네트워크의 성공 사례”라고 평가한다.
협력은 곧바로 베이징으로 확대됐다. 몽골 작가 시지르바타르(Shijirbaatar)의 베이징 개인전은 798예술지구와 중·독 국제 전시센터에서 열렸고, 이는 몽골과 한국 현대미술이 공동으로 국제적 무대를 확장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시지르바타르의 작업은 유목문화의 정체성과 디지털 시대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아시아 현대미술이 직면한 시대적 화두를 날카롭게 제시했다. 한국·몽골·중국 작가들이 공유하는 ‘동아시아적 감수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이번 협력의 절정은 11월 17일부터 12월 1일까지 내몽골 ‘푸른 도시–87 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특별전이다. 17일 저녁 7시 개막식은 몽골 현대미술계와 한국 예술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두 기관의 협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 될 전망이다.
참여 작가 구성도 탄탄하다.
히식수렌(Khishigsuren.B)dms 몽골의 영적 서사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해석하는 ‘INFINITE’ 시리즈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나르바야스갈(Narbaysgalan Ulambayr) 은 혼합매체·뉴미디어로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시작’과 존재의 심연을 탐구한다.
시지르바타르(Shijirbaatar)는 유목·도시·기억의 충돌을 콜라주로 재구성하며 동시대 몽골 미술의 흐름을 상징한다.
전시는 몽골·한국 현대미술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으며, 동아시아 현대미술이 서구 중심의 미술 담론에서 벗어나 자체적 서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서세승 칠곡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예술은 국경을 넘어 사회·정체성·삶을 질문하는 공통의 언어”라며“이번 협력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솔롱고 바트사이한 몽골 블루선 현대미술센터 대표는“양 기관의 협력은 몽골과 한국이 세계 미술계에서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민간 교류가 아니다.
지역 문화기관이 해외 공동 기획–작가 발굴–순회전–국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일련의 구조를 단계적으로 완성한 사례로 평가된다. 서울·부산 중심의 기존 미술 교류를 넘어 지역 기반의 국제 확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의미 깊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축이 재편되는 과정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본다. 칠곡과 울란바토르·베이징·상하이를 잇는 예술적 네트워크가 앞으로 어떤 확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