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한류 기반 전통문화 확산 팸투어’ 성료
도산서원·종가·하회마을 체험…외국인 “한국의 본질 이해한 시간”
목판·탈놀이·음식디미방까지…전통 기반 K-컬처 확산 모델 부상
한류가 춤·음악 중심의 대중문화 단계를 넘어 전통문화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로 평가받는 안동·영양 일대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팸투어가 열렸다.
불가리아 전권공사 부부와 루마니아 영사 부부, 외국인 유학생 등이 직접 한국 종가를 방문하고 전통 의례·음식·예법을 배우며 “한국 문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한류 기반 전통문화 확산 팸투어’를 진행했다.
첫날, 참가자들은 조선 선비정신의 근본으로 불리는 도산서원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을 둘러보며 퇴계 이황의 학문과 정신을 배우고, 선비문화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 참가자는 “한국의 도덕·예학 전통이 어떻게 교육·생활문화로 이어졌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퇴계 태실이 있는 노송정종가에서는 18대 종손 이창건 씨가 종가의 예법과 생활문화를 직접 설명하며 전통 접빈다과상을 대접했다. 종부가 준비한 다과에 외국 참가자들은 “한국 가정의 깊은 환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15일 일정에서는 조선시대 출판·기록문화를 다루는 세계기록유산전시체험관을 방문해 목판 인출을 체험했다. 이어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찾은 외국인들은 국가무형문화유산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직접 배우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한 참가자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공동체 정신이 담긴 전통 의례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인 16일, 일정은 영양의 전통정원 서석지에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한복을 입고 정원을 둘러보며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조선의 공간미를 체험했다.
이후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서는 음식디미방에 기록된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 음식을 즐겨 만든다는 불가리아 전권공사 부인은 “이번에 배운 전통 요리를 집에서도 해보고 싶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교육원은 참가자들에게 음식디미방 사본과 영어 요약본을 제공해, 체험 이후에도 한국 전통음식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한류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대중문화 중심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의 정신·생활문화를 알릴 수 있는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팸투어는 세계유산·무형유산·종가·전통음식 등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체험형 콘텐츠로 재구성한 사례로, 향후 지방 도시 중심의 ‘전통문화 K-컬처’ 확산 모델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