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기술과 현대 디자인 결합한 실험 공간…전시·창업 아우르는 ‘명주 리브랜딩’ 거점
중기부 로컬브랜드 선정 힘입어 외연 확장…강영석 시장 “청년 유입·일자리 창출 기대”
상주 함창 일원에서 전통 명주의 새 활로를 찾기 위한 실험 공간이 첫선을 보였다.
지난 19일 함창명주를 계승하려는 창작 거점 ‘함창명주 메이커스페이스’ 오픈식을 열고 지역 청년과 장인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과 전시관을 공개했다고 상주시가 20일 밝혔다.
함창읍 세잼이길에 둥지를 틀고 이번에 개소한 ‘the silk house’는 사회적기업인 아워시선(대표 이민주)이 운영 중으로 공예관련 청년 창업자들이 작업공간에서 창작 및 창업활동을 추진하는 공간이다.
오픈식에는 강영석 상주시장, 박점숙 시의원, 지역 주민과 창업 준비생, 섬유종사자 등 20여 명이 모여 전통 직물의 변신을 직접 확인하며 활기를 띠었다.
이날 행사는 현판 제막식과 공간 라운딩, 섬유 기반 창업자의 바느질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
전시공간으로 꾸민 1층에는 섬유작가 8인이 참여한 ‘2025 K-로컬콘텐츠플랫폼·함창명주 작가의 방 프로젝트’ 작품이 소개됐다.
2층에서는 장인학교를 수료한 청년창업자가 바느질 워크숍을 진행하며 기술 전수와 창작 과정을 설명했다.
상주 함창은 조선시대부터 명주·비단 생산지로 알려졌으나 직물 산업 전반의 침체로 명주 수요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함창명주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로컬브랜드 창출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지역 재생 모델로 주목받았다.
프로젝트는 청년예비창업가를 양성하는 장인학교 운영과 공동브랜드 구축, 시제품 제작과 상품화까지 전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전통 기술만 강조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능력을 갖춘 청년들이 참여하는 구조가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함창명주의 외연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무인양품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특별전은 도시 소비자들에게 명주 제품을 직접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 8월에는 서울 공예 플랫폼 ‘일상여백’ 여름 전시 판매전 ‘농잠, Nongjam’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예 분야와의 연결점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아워시선은 지역 장인과 협업해 전통과 현대 디자인을 결합한 브랜딩을 추진했다.
이민주 대표는 “명주는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지역이 쌓아온 문화 자산”이라며 “이를 어떻게 현대 사용자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이커스페이스 개소를 계기로 창업·생산·판매가 연결되는 생태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청년들이 명주라는 지역 자원을 배우고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제품과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이 공간이 청년일자리 창출과 생활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