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여권의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당 지도부의 극우 성향 정당들과의 연대론까지 터져 나오면서 당 지지율이 빈사 상태로 빠졌다. ‘대장동 비리 항소포기 논란’ ‘10·15 부동산 대책’ 등 여권의 각종 악재에 따른 반사 이익도 얻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 와중에 당 윤리위원장 교체설까지 겹치면서 친한계와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지지율도 전주보다 2%포인트가 빠지는 등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장동혁 대표가 정국의 중요 변곡점마다 당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라고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불만의 소리도 지도부를 겨냥하지 못하고 뒷담화 수준으로 끝나고 있어 당에 생기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당 대표가 중도층 확장과 같은 당의 살길을 외면하고 엇박자로 나갈 경우 내년 지방선거는 ‘보나 마나’의 결과를 맞을 우려가 커 보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전 주 26%에서 2%포인트가 빠진 24%로 내려 앉았고 더불어민주당은 2%포인트 상승한 42%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가 있기전인 지난 12일 국민의힘 장 대표는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규탄대회에서 내란선동 혐의를 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체포를 두고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외쳐 논란을 일으켰다. 이보다 앞서 장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사흘째인 지난달 18일 느닷없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구치소를 비공개 방문한 후 면회한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오랜만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총공세를 펼치던 시점에서 장 대표가 찬물을 끼얹는 해프닝을 벌였던 것. 부동산 대책으로 수세에 몰려있던 여권은 국힘이 벗어나려고 한 ‘내란당’ 프레임을 들이대며 역 공세로 나서 국힘이 오히려 수세에 몰리는 형편이 됐고 그후 지지율이 지금까지 20%대에 갇혀있다.

장 대표는 지지율 하락 등의 상황에서도 지난 16일 ‘12·3 불법계엄 정당화’와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에 앞장서온 극단적 우파 성향 정당들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시사해 당내 분란을 자초했다. 연대 대상 정당들은 소위 아스팔트 정당이라고 불리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자유와 혁신,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전광훈 목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 등이 대상이다. 장 대표는 이날 보수 유튜브 채널 ‘이영풍 채널’에 출연해 “내년 지방선거는 체제전쟁”이라며 “그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들은 이재명 정권의 체제전복, 사회주의 체제, 독제체제로 가려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확장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이재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우파 연대를 강조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극단적 우파 연대설에 친한파 쪽에선 당이 이런 방향으로 나가면 내년 선거는 중도층이 돌아서 필패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한계를 이끌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최근 JTBC유튜브에서 장 대표의 “우리는 황교안이다”는 발언을 겨냥해 “우리는 황교안이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와중에 여상원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에 대한 사퇴 논란까지 나와 친한계가 반발하는 등 당내 계파 갈등까지 보이고 있다. 발단은 여 위원장이 지난 3일 계파 갈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된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징계대신 주의 처분을 내린 후 강성 당원들의 사퇴 요구설이 나왔다. 장 대표의 ‘윤 어게인’ 단절이 없는 한 중도층의 국민의힘 귀환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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