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트라우마·기념일 증후군 대비… 내년 10개 마을로 지원 확대

▲ 18일 의성국민체육관에서 열린 ‘재난정신 극복 프로젝트’에서 한기웅씨(앞줄 왼쪽 일곱번째)와 김주수 군수(여섯번째)가 서부권 주민 200여 명과 함께 단상 앞 중앙에서 주먹을 들어 올리며 심리회복 프로그램의 시작을 격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의성군
▲ 18일 의성국민체육관에서 열린 ‘재난정신 극복 프로젝트’에서 한기웅씨(앞줄 왼쪽 일곱번째)와 김주수 군수(여섯번째)가 서부권 주민 200여 명과 함께 단상 앞 중앙에서 주먹을 들어 올리며 심리회복 프로그램의 시작을 격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의성군

산불 이후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돕기 위해 의성군이 서부권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재난정신 극복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지역 맞춤형 회복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지난 18일 의성국민체육관에서 서부지역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난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의성군보건소와 안계면 주민자치위원회가 공동 추진했으며, 산불 이후 장기화된 심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는 ‘아픈 마음 내려놓고, 다 함께 웃어요’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강연에는 ‘기웅아재’로 알려진 한기웅 씨가 참여해 재난 당시 느꼈던 불안과 이후 회복 과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진행된 색소폰 연주는 정서 안정 효과를 고려해 편성된 치유형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심리적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왔다.

행사장에서는 정신건강검진 부스, 정신건강 정보 제공 코너, 치매예방 작품 전시, 금연클리닉 등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군 보건소는 “검진부스와 금연클리닉은 예방 중심 홍보 목적이었으며, 행사 현장에서 즉각적인 전문 치료 연계가 필요한 대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참석 주민들은 이번 프로그램이 장기간 이어진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 주민은 “산불 이후 마음이 무겁고 지쳤는데, 기웅아재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산불 이후 주민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와 유사한 불안 증상이나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있으며, 긴박했던 대피 경험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성군은 산불 발생 1주년을 앞두고 이른바 ‘기념일 증후군’ 가능성을 고려해 심리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내년에는 10개 마을을 추가로 선정해 찾아가는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며 “지속 가능한 심리관리 체계가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주수 군수는 “이번 프로젝트가 주민들의 심리적 상처 치유와 안정적인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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