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인기 체험형 역사기행…40~70대 참가자들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
전문 해설·지역경제 효과 입증…“경주형 체류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것”
“꼭 4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지난 22일 교복 차림으로 불국사에 등장한 김해고 8회 동기회 참가자 A씨는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사)신라문화원이 운영하는 대표 체험형 역사기행 프로그램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이 올해도 높은 호응 속에 일정을 마무리했다.
4월부터 11월까지 20개 단체 1027명이 참여하며 17년째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2007년 시작된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은 40~70대 성인들이 교복을 입고 학창 시절을 재현한 뒤, 신라 왕릉·불국사·동궁과 월지 등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단순 관광을 넘어 ‘감성+역사교육’이 결합된 전국 유일의 콘텐츠라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는 광운인공지능고 28회(4월 5일)를 시작으로 양정고 58회, 송광호 노래교실, 김해고 8회 등이 연이어 참여했다. 특히 송광호 노래교실과 양정고 동기회는 매년 참여하는 단체로, 프로그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송광호 노래교실 참가자들은 “노래로 맺어진 인연이 역사 체험으로 이어져 더 특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 문화관광해설사 15명이 총 46회에 투입된 것도 올해의 성과다.
신라문화원 관계자는 “전문 해설이 만족도를 끌어올렸고, 해설사들의 안정적 활동 기회 확보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1박 이상 체류하면서 숙박·식당·관광지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상인들 역시 “중·장년층 단체 손님이 늘어난 게 체감된다”고 밝혔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추억의 수학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개인의 삶과 기억을 확장시키는 프로그램”이라며 “교복 체험뿐 아니라 세계유산 해설, 청소년 교육과 결합한 경주형 체류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라문화원은 내년에도 맞춤형 코스를 확대해 ‘세계유산 도시 경주’의 매력을 일상 속 체험으로 확장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