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국립한글박물관 등 7개 기관 참여…여성 생활문학 567점 공동 제출
2027년 최종 등재 도전…“여성 기록문화 세계화·문화도시 브랜드 강화할 것”
안동시(시장 권기창)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국제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내방가사’가 최종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내방가사는 2022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MOWCAP)에 등재된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등재 추진은 국립한글박물관과 한국국학진흥원이 공동으로 주도했으며, 국내 주요 기록유산 소장기관이 참여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신청 대상 기록물은 총 567점으로, 이 가운데 한국국학진흥원이 기탁받아 관리 중인 292점,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226점이 핵심을 이룬다. 여기에 국립중앙도서관, 경북대학교 도서관,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한국가사문학관, 예천박물관 등 7개 기관이 보유한 49점도 공동으로 제출됐다.
특히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은 내방가사 연구와 보존의 중심 기관으로 평가된다. 내방가사가 18세기 후반 영남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점과 맞물려, 진흥원은 관련 자료의 수집·보존·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내방가사는 조선 후기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생활공간인 ‘내방(안방)’에서 한글로 창작한 여성 생활문학이다. 여성들은 일상과 감정은 물론 사회 인식을 주체적으로 기록했으며, 특히 제국주의 침탈기, 국권 상실기, 해방과 전쟁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전체 내방가사의 약 80%가 이 시기에 집중돼 있어, 시대 변화 속에서 여성들의 집단적 기록 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여성들이 단순한 생활 주체를 넘어 문화 형성의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증거로, 여성사·생활사 연구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내방가사는 여성의 일상과 사회 인식을 담아낸 소중한 기록이자, 안동이 가진 문화적 자긍심을 대표하는 유산”이라며 “이번 등재 추진을 계기로 여성 기록문화의 세계화와 지역 문화도시 브랜드 형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내방가사는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안동시는 이미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에 ‘유교책판’(2015), 아‧태 지역목록에 ‘한국의 편액’(2016), ‘만인소’(2018), ‘내방가사’(2022) 등을 등재한 경험이 있어, 이번 국제 등재 도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