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직후 ‘주민 주도 대응체계’ 구축…구호품 관리·공동체 회복까지 모범 평가
“재난을 이긴 주민 힘…지역 자치정책 확산 가능성 입증”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 시상식에서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왼쪽 네번째)이 단촌면 주민자치회 회원들과 함께 최우수상 패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며 수상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단촌면주민자치회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 시상식에서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왼쪽 네번째)이 단촌면 주민자치회 회원들과 함께 최우수상 패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며 수상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단촌면주민자치회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주민자치 우수사례 평가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사례는 경북 의성군 단촌면이었다.

산불 피해 직후 주민들이 스스로 대응 구조를 세우고 회복 과정까지 주도한 점이 전국 면 단위 공동체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모델로 평가됐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단촌면 주민자치회가 지난 20일 울산 UECO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발표 주제는 ‘산불재난 극복과 주민자치: 단촌은 스스로(RUN) 달린다’로, 효과성·창의성·확산 가능성·지속 가능성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단이 가장 높게 본 사례는 산불 직후 주민들이 주도해 구성한 ‘단촌면재난대책위원회’다.

단촌면 주민자치회는 공식 지침보다 먼저 단촌역을 대응 거점으로 삼아 피해 상황을 주민과 출향인에게 신속히 알렸고, 구호성금 모금·구호물품 접수·자원봉사 연계 등 초기 대응을 체계적으로 조직했다.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 3층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 시상식에서 송문식 심사위원장(왼쪽부터),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 김윤미 단촌면주민자치회 사무국장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성군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 3층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 시상식에서 송문식 심사위원장(왼쪽부터),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 김윤미 단촌면주민자치회 사무국장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성군

구호물품 관리 방식도 단촌면만의 독창적 대응 사례로 꼽혔다.

4월에 구호물품이 집중됐지만, 상당수 이재민이 주거지와 창고를 잃어 즉시 배부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먼저 파악했다.

이에 소방대 창고·주민자치회 컨테이너·개인 저온저장고 등을 임시 보관 장소로 확보해 물품을 분류·기록한 뒤, 임시주거시설이 마련된 5월 말부터 구호물품 대장을 기준으로 필요한 가구에 전달했다.

단촌면 관계자는 “구호품은 빨리 나누는 것보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주민들이 스스로 내렸다”며 “공동체가 함께 움직인 경험이 주민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활동으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재난 이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인 ‘빨간장날’도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단촌면은 행사 전 모든 가구에 상품권을 배부해 참여 문턱을 낮추고, 공연·바자회·농산물 판매·먹거리장 등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상품권 회수율은 80%에 달했으며, 주민들이 산불 이후 다시 지역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단촌면의 대응력이 평소 꾸준히 유지해 온 주민자치 기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단촌역 카페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하며 주민 소통 구조를 유지했고, 매년 이어온 빨간장날을 통해 공동체 신뢰를 쌓아왔다.

이러한 기반이 재난 상황에서도 민·관 협력이 신속하게 작동하는 구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김주형 단촌면장(왼쪽 첫 번째)과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두 번째)을 비롯한 단촌면 주민자치회 회원들이 최우수상 현수막을 들고 수상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촌면주민자치회
▲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주민자치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김주형 단촌면장(왼쪽 첫 번째)과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두 번째)을 비롯한 단촌면 주민자치회 회원들이 최우수상 현수막을 들고 수상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촌면주민자치회

김태용 단촌면주민자치회장은 “이번 성과는 재난을 함께 이겨낸 주민들의 힘이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민 중심의 자치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형 단촌면장은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최우수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번 사례가 다른 지역에도 도움이 되도록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단촌면 사례는 면 단위에서도 주민 주도형 재난 대응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지역 자치정책 수립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jhass8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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