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관광객 147만명 방문
‘수도권→지역 확장’ 흐름 뚜렷
로컬소비 확대로 지역상권 활력
체험 중심형 관광 콘텐츠 확충
교통인프라 개선 등 보완 필요

▲ 2025 경주 APEC 기간 중 경주 황리단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기념품점 앞에서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경북일보 DB.
▲ 2025 경주 APEC 기간 중 경주 황리단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기념품점 앞에서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경북일보 DB.

경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단순한 회복 국면을 넘어 성장 흐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도문화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올 3분기 관광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경북을 방문한 외국인은 147만9천 명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상승률(12.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배경으로는 K-컬처가 이끄는 글로벌 관광 수요 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으로 한국 방문 자체가 늘어난 가운데 관광이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경북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견인했다.

경북은 세계유산, 전통문화, 신라 유적 등 콘텐츠 자원이 풍부해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케이팝과 연계된 ‘데몬 헌터스’ 관련 장소가 알려지면서 국립경주박물관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는 등 문화 기반 관광의 확장세도 감지된다.

국내외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3분기 경북의 전체 관광 소비액은 1조5천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증가폭은 제한적이지만 소비 구성의 변화는 눈여겨 볼만하다.

외국인과 젊은 층 중심의 관광객은 숙박보다는 기념품, 소품샵, 지역 브랜드 제품, 박물관 굿즈 등에 지출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통시장·로컬 상권에 직접적인 매출 증가로 연결되며 지역경제에 분산 효과를 만드는 구조다.

방문 형태도 단체 여행 중심에서 자유여행·소규모 방문으로 바뀌고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이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체험형 활동을 선택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관광 소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경북도내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광객 구성도 안정적이다. 방한 외국인의 국가별 비중이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미국·대만·일본·유럽 등으로 넓어지면서 지역별 의존도가 낮아지고 수요 기반이 고르게 형성되고 있다.

경북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경주와 안동, 포항 등이다. 경주의 불국사·국립경주박물관은 핵심 동선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안동 하회마을과 월영교, 포항 죽도시장, 영일대해수욕장 등은 꾸준히 상위 검색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박물관 굿즈 열풍으로 경주는 관람형 관광지를 넘어 체험·구매 중심지로 변모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 증가 흐름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체험 중심 관광 콘텐츠 확충이 필요하다. 지역별 자원을 바탕으로 한 역사·문화 프로그램, 야간 체험, 청년층 취향형 콘텐츠 등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또 교통 접근성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농산어촌 관광지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교통 인프라 개선과 다국어 안내 강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결제 편의성과 안전 안내 등 기본 서비스의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주 APEC 개최를 계기로 동남아·미주·유럽 국가의 한국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남현 동국대학교호텔경영학과 교수는 “APEC 이후 한국의 국제적 노출도가 확대되면서 지방 관광지로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경주는 역사문화의 상징성이 강해 외국인 방문 증가 효과를 가장 먼저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광 트렌드에 대응하며 외국인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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