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해양수산 1176억 최다 편성…재해보험·과원 현대화·송이 대체작물에 재정 강화
산불 특별재생·조림 등 130억 투입…복지·보건 1183억 반영해 생활안정 지원 확대

▲ 청송군청 전경
▲ 청송군청 전경

청송군이 긴축 재정 기조가 확산되는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내년도 살림살이 규모를 올해보다 과감히 늘리는 ‘확장 재정’ 승부수를 던졌다. 핵심은 ‘농업 경쟁력 강화’와 지난봄 지역을 할퀸 ‘산불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다.

청송군은 2026년도 예산안을 2025년 본예산보다 464억 원(9.31%) 늘어난 총 5450억 원 규모로 편성해 청송군의회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농업’이다. 전체 예산 중 농림해양수산 분야가 1176억 원(21.5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에 99억 원을 배정했고, 청송사과의 미래를 위한 미래형 과원 조성 묘목비(15억 원)와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69억 원)에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파천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비료값, 인건비 다 오르는데 군에서 재해보험료랑 시설 현대화 예산을 늘려 잡았다니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면서 “농민들이 맨몸으로 기후 변화를 감당하기엔 벅찬데, 군이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안도감을 내비쳤다.

지난해와 올봄 대형 산불로 큰 상처를 입은 산림 복구와 주민 소득 보전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단순한 조림을 넘어 주민들의 생계까지 챙기는 ‘세심한 복구’가 눈에 띈다.

군은 △산불피해지역 특별재생사업(50억 원) △산불피해지 복구 조림사업(49억 원) △보호구역 산림생태복원(29억 원) 등 복구에만 약 130억 원을 쏟아붓는다. 특히, 산불로 송이 채취지를 잃은 주민들을 위해 △송이 대체작물 조성사업에 27억 원을 별도로 편성한 점이 주목된다.

초고령화 도시인 청송의 특성을 반영해 사회복지(1036억 원)와 보건(147억 원) 분야에도 약 1183억 원이 투입된다.

어르신들의 소득 공백을 메울 기초연금(348억 원)과 노인 일자리 사업(192억 원)은 물론, 노인 목욕비 지원(8억 원) 같은 생활 밀착형 복지 예산도 빠짐없이 챙겼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의료원 진료 부문 민간 위탁(53억 원) 예산도 눈에 띈다.

이 밖에도 군은 지역 발전을 견인할 △진보 진안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107억 원) △지방상수도 비상공급망 구축(60억 원) △청송백자 관광거점 조성(31억 원) △경북형 이색숙박시설 조성사업(30억 원), 소하천정비사업(53억 원) 등 생활여건 개선 및 지역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예산을 고루 배분했다.

윤경희 군수는 “재정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세입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금 허리띠를 너무 졸라매면 지역 경제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과 산불 피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가용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의회와 협력해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출된 2026년도 예산안은 청송군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 중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서충환 기자
서충환 기자 seo@kyongbuk.com

청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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