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민속공예촌 '경주유기공방' 김완수 대표

경주시 하동 경주민속공예촌에서 전통 유기를 생산하고 있는 경주유기공방 김완수 대표.

경인년 새해를 맞아 신라천년고도 경북 경주에서 '전통 맥 잇기'에 노력하고 있는 각 분야 장인(匠人)들을 찾아 시리즈로 소개한다. 아득한 천년전의 세월부터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왕도(王都) 경주의 예술가를 자처하는 장인들을 만나 그들의 꿈과 철학, 그리고 애환을 들어본다. 편집자

"전통 유기를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디자인해 '명품 유기' 제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경주시 하동 경주민속공예촌에서 전통 유기를 생산하고 있는 경주유기공방 김완수(57) 대표는 경인년 호랑이 해를 맞아 '명품 유기' 제조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지난 69년, 17세의 어린 나이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교 진학을 하지 못하고 부친(김종준·2003년 작고)과 함께 시작한 유기 제조가 평생 가업이 됐습니다.그 당시에는 전통 유기에 대한 이해보다는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의 수단으로 유기를 만들었죠."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 서울시 마포구 토정동에서 유기 공방을 시작한 김완수 대표는 고교 진학에 대한 꿈을 접고 유기 제조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지난 60년대 경주도서관장을 역임한 부친과 함께 상경해 시작한 유기공방을 서울에서 부천으로 옮겼다가 지난 80년초 경주민속공예촌으로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여년만에 고향 경주에 정착한 김 대표는 유한회사 동협공예점이란 간판을 걸고 유기를 제조하다가 2009년 3월 경주유기공방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유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통유기는 10여년 전에는 사용을 하지 않아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었죠. 그러나 최근 유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경북 대표브랜드인 '실라리안' 품목이 되면서 자부심과 함께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결코 화려하지만은 않았던 지난 세월을 되짚어본 김 대표의 꿈은 '전통유기의 현대화'이다.

"모든 예술품은 '시대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기도 전통 문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디자인해 '현대 유기'로 새롭게 창조돼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진정한 예술가의 정신을 강조하는 김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해 식기류와 접시 세트 등 60여가지의 다양한 유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유기공방의 특성상 경주유기공방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4명의 기술자가 유기생산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동안 외면 받았던 유기가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웰빙 바람이 불면서 부터이다. 전통 유기는 살균 효과가 뛰어나 신종플루 등 각종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고 보온과 보냉이 탁월하다. 무엇보다도 손님을 접대할 때 전통 유기가 '명가(名家)의 품격'을 지켜 주기 때문이다.

김완수 대표는 "전통유기를 현대식 디자인으로 재창조하고 가격도 대중화 시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며 "올해 봄에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전통유기 생산 공정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