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일이다. 당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고, 한참 자신감이 올라 어떤 환자와 면담을 해도 소기의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자만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나는 아이를 잃은 한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전남편과 이혼 후 아이를 제대로 만날 수 없었지만, 늘 그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열심히 삶을 살아가던 분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재혼 가정 내에서 발생한 학대와 폭력에 의해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 친모의 가슴에는 메울 수 없는 구멍이 뚫렸다. 이 절절한 슬픔 앞에서 나는 그 어떤 말도 쉽게
Q)갑작스럽게 소변에 피가 나와서 방광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방광암은 재발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완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앞으로 어떻게 조심하면 되죠? 음식은 뭘 먹으면 되나요? A)방광암의 특징을 알면 더 조심할 수 있습니다. 방광암의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세배 정도 많고 60~70대에서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 수명과 전체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방광암 환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방광암은 다른 암에 비해 위험요인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2-10배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시간이 흘러 한 집의 기둥이 낡고 약해지듯이 나이가 들면 척추가 약해지고 척추 주위의 구조물에 손상이 오기 쉽다.척추관협착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척수(spinal cord)가 지나는 척추뼈 안의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안에 신경근 압박이 생겨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척추관협착증에는 관절염의 변화·디스크 돌출·외상 등으로 인한 ‘후천성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상당히 심한 경막외섬유화(peridural fibrosis)로 인한 ‘의원성 협착증’ 그리고 척추의 퇴생성 변화로 발생하는 퇴
각종 사고에 따른 외상으로 치아가 통째로 빠져버리는 것을 경험해 보신 분은 아마 흔치 않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본인이나 우리 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될 지 알고 계시나요?치아탈구란 치아가 외상 등을 받아 치아가 원래 있던 위치에 빠져나온 것을 말하며, 주로 어린이의 앞니 등에서 발생하나 건강한 성인의 앞니에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이렇게 치아탈구가 일어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온전한 상태에서 얼마나 빨리 치과를 방문하여 재식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치아가 빠진 현장에서 치아를 재빨리 확보하여,
2017년에 고령 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가장 빠르게 노령화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또한 핵가족화로 인해 노인으로만 구성된 가구의 비중 또한 늘어나는 만큼, 노년층의 인지기능과 생활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뇌졸중, 파킨슨, 치매 등 뇌질환들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 또한 높아진다.뇌졸중의 경우 발생 이 후 일정 기간 신경 회복단계가 나타나다가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장애가 고착화 된다.이전의 여러 연구에서는 특히 발병 6개월 시점을 기준으로 급성기 재활
Q)방광암의 초기 증상은 어떻게 되나요? 담배는 백해무익하다고 하는데, 방광암에도 그렇게 나쁜가요? 흡연이 어떤 나쁜 영향을 주나요?A)환자가 혈뇨를 주소로 비뇨의학과 외래에 내원하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우선 요로계의 결석과 종양의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소변을 볼 때 첫 오줌부터 중간 오줌, 마지막 오줌까지 통증 없이 붉게 나온다면 방광 내 종양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을 볼 때의 찌릿함과 절박뇨 등의 배뇨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변에 염증이 관찰되는데 세균이 자
턱관절은 입을 벌릴 때 귀 앞쪽 부분에 돌출되면서 만져지는 관절로써 일상생활 중에 씹고 말하는 등의 행동을 할 때 끊임없이 기능을 하는 중요한 관절입니다. 평소에는 음식도 잘 씹히고 턱에서 소리가 안 났는데, 어느 날 갑작스레 턱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리는데 통증을 느낀다면 ‘턱이 빠졌나, 턱이 틀어졌나?’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갈 것입니다. 턱을 만져보니 좌우 모양도 다른 것 같고, 거울을 보니 한쪽만 얼굴이 부은 것도 같고, 삐뚤어진 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도 생길 수 있습니다.턱관절 문제로 치과에
Q)소변이 붉게 나오면 혈뇨가 확실한가요? 성인이 소변색깔이 붉으면 방광암 일 수 있나요? 딸아이의 소변 색깔이 이상합니다. 음식 때문인가요? 혹시 병은 아니겠죠?A) 성인에서 소변이 붉게 나온다고 전부 방광암이라 진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변이 붉게 나오면 먼저 혈뇨가 확실한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혈뇨는 콩팥, 요관, 방광에 생기는 악성종양과 결석, 감염, 장기의 손상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배뇨 시에 통증을 느끼거나 소변 안에서 핏덩어리가 동반될 때 그리고 소변 색깔이 밝은 붉은색인지 또는 콜라 색깔의 어두운 붉은색인지에
신경외과 외래를 찾는 환자 중 흔한 경우는 가벼운 교통사고나 또는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친 후 발생한 두통, 어지럼증, 구역감 등을 호소하며 오는 분들이 많다.대부분 경도 두부외상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CT나 MRI에서 특이 소견이 없으면서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경우 이 같은 사실에 매우 당황하는 경우가 잦다.과거에는 이 같은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기능적으로 완전한 회복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하지만 많은 경우 중증 두부외상과 달리 겉으로 보기에는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종종 인지기능의 장애나 일부
치아 교정을 시작하시려는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중에 하나는 “교정 치료를 하면 많이 아 픈가요?”입니다. 주변에 먼저 교정치료를 시작하신 분들에게 교정치료의 통증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로인한 걱정 때문에 교정치료를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번 지면을 통해서 교정치료 시의 통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교정치료 시의 통증은 대체로 교정치료를 진행하는 모든 환자분들에게서 나타나지만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환자분마다 큰 차이가 있어서 많은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는가 하면 약간의 불
Q)탈모약을 먹으면 정력이 약해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홈쇼핑에서 토마토하고 아연이 전립선에 좋다고 하던데, 진실인가요? 실제로 전립선에 효과가 있으면 병원에 안가도 되나요?A) 자고 일어날 때 또는 머리를 감을 때 평소보다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생각되면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는 약제로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 성분과 두타스테리드라는 성분입니다. 만 18세에서 50세 사이인 남성의 남성형 탈모에 사용하는 약제입니다. 약물의 부작용이 있
허리 통증은 일생에서 사람들이 빈번하게 겪게 되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다.이 같은 요통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허리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우리가 보통 ‘디스크가 있다’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디스크란 특정 질환이 아닌 우리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이며 한자어로는 추간판이라고 한다.이는 척추를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연골 관절이며, 직립해 있는 신체의 무게를 견디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이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나 외상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주변 신
치과는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치과 치료를 하기 전에 두려움을 잊기 위해 음악을 듣는 분도 계시고, 귀마개를 하는 분, 무통 마취나 수면마취를 요구하는 분들도 계시다.하지만 이런 것들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치과 치료 특성상 입안에서 시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장시간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치과 치료를 받고 나면 피곤함이 밀려오기 마련이다.좀 더 편안한 치료 치료를 위해 치과계에서는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빨리 정확하게 치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 노력은 임플란트 식립에서도 마찬가
Q)나이가 많으신 분도 수술로 전립선비대증이 완치가 되나요? 전립선비대증 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나요? 전립선약을 계속 복용해도 밤에 화장실에 자주 갈 수 있나요?A) 전립선을 완전히 통째로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약물치료를 하던 수술치료를 하던 전립선은 계속 자랄 수 있습니다. 남성호르몬 중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DHT)의 영향과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고령의 환자에서는 전통적인 전립선비대증의 수술방법 이외에 레이져 수술과 전립선 결찰술 (Uro Lift) 등의 수술법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감염병인 C형간염에 대해 전세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202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C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하비 알터 미국 국립보건원 부소장과 마이클 호튼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가 선정된 영향이다. C형간염은 처음 이들의 발견 이후 심각한 위중성과 감염 위험 등이 밝혀지고, 현재는 혁신적인 치료 발전으로 완치를 통한 질병 퇴치를 서두르는 질환이다. 약 30여년 동안 빠르게 발견과 퇴치의 역사를 쓰는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 C형간염 현황은
건선은 완치가 어려워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질환 중 하나이다. 완화되는 듯하다 다시 재발하는 건선 때문에 좌절을 반복하다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건선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면역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꺼워진 피부 표면에 홍반과 하얀 각질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며,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발생하지만, 전신 어느 곳에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건선은 감염성이 아닌 면역 이상에 의해 생기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에 증상이 나타
허리 디스크는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 무리한 운동, 외상 등으로 인해 허리 쪽의 추간판(디스크)이 돌출되어 척추신경을 압박해 허리, 엉덩이, 다리 등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이와 비슷한 증상의 척추관협착증은 후관절 비후, 황색인대 비후 등으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상대적으로 허리디스크와 비교해 고령의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재활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쉽게 호전된다.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무서워합니다. 심한 경우는 저를 보자마자 울기도 합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그토록 두렵게 하는 걸까요? 아마도 통증 때문일 것입니다.통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마취입니다. 하지만 마취 시 발생하는 통증 또한 이들에게는 큰 두려움이지요. 마취 시 발생하는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면 이러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요?치과마취는 치료 부위를 제한적으로 마취하는 국소마취입니다. 이러한 국소마취 시 나타나는 통증은 주로 마취액이 조직 내로 주입될 때 발생하는 압력에 의해 조직들이 압박을 받아 발생합니다. 이러한 이유
Q)40대 중반의 남자라도 소변이 불편하면 비뇨의학과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서 2~3번 깨면 병인가요? 배뇨가 불편한 것이 추운 날씨와 관계가 있나요? 특히 감기약을 먹으면 소변이 잘 안 나와요.A) 40대 중반의 남자가 하부요로증상으로 불편감이 느껴지신다면 비뇨기과에 내원하여 기본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목표는 커진 전립선에 의해 전립선 안쪽의 요도가 막힘으로써 발생하는 하부요로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입니다. 즉 방광 기능과 신장 기능을 보호하고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좋게 하는
‘36시간’이라는 책이 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치매 환자나 가족이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나열하고 그 대응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것이다.매일 치매 환자를 보는 임상 신경과 의사로서 진료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읽게 된 책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세한 내용보다는 치매 환자 가족들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36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힘들다는 제목이 가진 의미가 더 기억에 남았다.한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가장 걸리기 두려운 병으로 암이 아닌 치매가 뽑혔다고 한다.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기능의 상실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