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동광명품도어

동광명품도어에서 개발한 무용접 기술이 접목된 아파트 현관 방화벽이 생산되고 있다. 박영제 기자.
국내 방화문 제작 업계 ‘다크호스’가 대구에서 등장했다. 아파트 현관 방화문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동광명품도어다.

이 업체는 지난 2008년 연 매출 9억2000만 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연 매출 25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10년 만에 연 매출이 30배나 껑충 뛴 동광명품도어는 뛰어난 방화 성능을 비롯해 단열·기밀·결로·방범 성능 등 앞선 기술을 보유해 전국에서도 주목받는 업체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미래를 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구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명현 동광명품도어 대표가 아파트 현관 방화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매출 증가 원동력은 ‘무용접’ 기술…국내·외 특허 출원

대구 염색산업단지에 있는 동광명품도어는 2008년 설립 후 연 매출 9억2000만 원에 직원 수는 5∼6명에 불과한 작은 업체였다.

하지만 이명현(60) 동광명품도어 대표는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방화문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 용접 없는 친환경 방화문 제조기술을 탄생시켰다.

화재나 직원의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 개발한 이 기술은 용접 없이 원자재를 이어 붙일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용접 후 그라인드 방식의 기존 방화문보다 균일한 제품을 만들고 공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특허에 이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제 특허까지 받았다.

이곳에서 생산한 모든 방화문은 한국표준협회(KS)의 엄격한 심사와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 연구원, 방재시험연구원 등 국가 공인 품질시험 인증기관으로부터 철저한 품질시험을 거쳤다.

그동안 보유한 지적 재산권만 16개, KS 인증 등 획득한 기업인증 마크만 8개다.

그 결과 동광명품도어는 지난해 말 대구시 스타기업 선정에 이어 지난 5월 ‘2018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으로 이룬 고도성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한 이 기술이 업체 핵심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방화문은 과거 철공소 기술자가 방화문을 구성하는 자재들을 용접해 제작했는데, 사업장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제작하는 것이 다반사라 용접으로 인한 그을림 등이 남아 제품의 질이 좋지 않았다”며 “용접 불꽃과 그라인딩 작업으로 공장 내부 화재 위험성에 근로자들도 노출됐었고 이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용접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광명품도어 본사공장 내부에 방화문 재료가 적재돼 있다. 박영제 기자.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은 필수

방화문은 건물 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확산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층별, 면적별, 용도별로 나뉜 방화구획에 설치하는 문이다.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방화문은 개폐력, 내충격성, 연직하중 강도, 비틀림 강도, 개폐 반복성 등 5종의 문세트 시험에 이어 단열, 결로, 차연, 기밀, 내화까지 총 10개 종목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내화시험은 화로에서 945℃까지 가열했을 때 방화문이 60분을 견뎌야 합격할 수 있다. 소방차가 도달할 때까지 안전하게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독창적인 기술을 접목한 동광명품도어는 안정적인 내화성능을 의미하는 60분을 넘어 70분 이상의 내화성능을 확보했다.

지난해 방화문 시험에 20여 차례 도전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만 4억 원이 넘는다.

이 대표는 “시험을 한 번 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500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앞서 내화성능을 확보하는데 수년간의 연구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큰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며 “노력의 결과로 새로 개발한 방화문에 안정성을 더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한 ‘상시개방형 무턱방화문’도 최근 공개했다.

무턱방화문은 행정안전부와 경기도가 개최한 ‘제3회 안전산업 육성 오디션’에 참가, 최종 7개 팀에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면접심사와 멘토링을 거쳐 다음 달 15일 최종 결과를 맞이한다.

이 대표는 무턱방화문이 물품 이동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과 통행의 불편해소 등을 위해 호텔, 병원, 백화점, 학교 등 건물의 용도와 기능에 따라 필요한 방화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화문 하부에 턱을 없애는 기술은 구조적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해서 방화문 제조 중 가장 고난도의 기술에 속한다”며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 연구 개발한 이 신기술이 화염에서도 사람들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동광명품도어 본사 사무실 전경. 박영제 기자.
△500억 달러 수출·직원 복지 발전, 동광명품도어 청사진

동광명품도어가 보유한 공장은 총 5개다. 지난 2008년 설립한 소규모 이현공장(882㎡)에서 출발해 2010년 화원공장(1507㎡), 2012년 비산공장(3633㎡), 2015년 경기도 광주공장(8780㎡), 2017년 대구 서구 본사공장(1679㎡) 등이었으나 올해 이현공장을 없애고 경북 구미에 8985㎡ 규모의 공장을 증설했다.

지난달 포스코건설 여의도 파크원 현장 방화문 설치공사를 수주하는 등 올해 대기업으로부터 의뢰가 이어지면서 계획 물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자금 문제나 정부 지원 등 중소기업이 겪은 애로사항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술력과 제품 생산 등을 갖춘 데다 물량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지만, 공장을 늘리거나 확장을 하려고 해도 자금을 마련이 쉽지 않다”며 “지역 강소기업을 구축해 나가는 정부나 대구시가 조금 더 관심을 두고 현안을 살펴봐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로부터 방화문 기술을 인정받은 이 대표는 꾸준한 성장과 함께 향후 수출까지 이어나갈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당시 연 매출 100억 원이 목표라고 했을 때 직원들이 웃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성장하게 됐다”며 “오는 2021년에는 동남아 쪽과 교류를 통해 수출 500억 달러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 중 하나는 직원들의 복지다.

IMF 시절 직장을 잃은 후 일용직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이 대표가 직원들의 입장을 더욱 헤아리는 부분이다.

그 결과 이곳에서 설과 추석, 휴가철 상여금은 기본이다. 연구나 출산, 다자녀 수당뿐만 아니라 자녀 장학금 지원까지 제공해 동종업계 중 복리후생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에 위치한 동광명품도어 본사 전경. 박영제 기자.
지난해에는 임금을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주 5일제 근무로 전환해 추가 인력을 뽑는 등 일자리를 창출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성과를 모든 직원과 함께 나눠야 하는 이 대표만의 기준이다.

이명현 대표는 “‘영웅도 시대가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듯, 그동안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광명품도어도 방화문 업계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스스로 노력한 점도 부인할 수 없지만, 시대가 만들어 준 흐름으로 성과를 얻기도 했으면 함께 고생한 직원들과 나누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방화문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할 계획이다”며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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