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포의 미래,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결합에 달려있다"
대마 재배 최적의 기후와 토지 갖춰 타지역 삼베보다 품질이 우수
수의, 연간 15벌 만들기도 힘들어…장례식장 상품은 대부분 '짝퉁'
5~10년 뒤 명맥 끊길 위기…새로운 직조방식 개발 관심·지원 절실

안동포는 그 우수한 품질과 전통을 통해 현재까지 이어져 온 특별한 직조 문화로 지역의 이름을 딴 유일한 삼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동포는 경상북도 무형유산 제1호이고, 삼베짜기는 지난 2019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안동시 임하면 금소마을 (사)국가무형유산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임방호 회장(61)은 안동포의 가치와 이를 전승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안동포는 예로부터 궁중에 진상될 만큼 품질이 우수했으며, 현재까지도 여름용 의복이나 수의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안동포를 이어가는 농가와 직조 장인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임 회장은 현대 직조 기술 도입을 통해 안동포를 다양한 생활용품과 공예품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리길 희망하고 있다.

경북일보TV ‘화통톡쇼’는 안동포의 고유한 전통을 지키고, 명맥을 미래로 잇는 위해 힘쓰고 있는 임방호 회장을 만나 안동포의 현황과 미래를 전망해 본다.

임방호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장

-안동포가 지금까지 전승될 수 있는 이유는.
△안동포는 경북 안동에서 재배되는 대마를 원료로 한 전통 직조물로, 지방 이름을 따 ‘안동포’라고 불린다. 안동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삼베가 생산되지만, 안동포는 그 품질과 제품의 다양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안동에서는 ‘생냉이’, ‘익냉이’, ‘무삼’ 등 다양한 삼베 제품이 생산되어 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안동포가 만들어지는 지역은 대마 재배에 최적의 기후와 토지를 갖추고 있어, 안동포의 품질은 타지역의 삼베보다 우수하다.

-안동포의 특징은.
△안동포는 다른 지역의 삼베보다 대마 원재료의 품질이 좋고, 이를 가공하는 방식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 보통 다른 지역에서는 대마 껍질을 벗기고 그것으로 상품을 만들었지만, 안동에서는 대마의 껍질을 한 번 벗긴 후 또 한 번 얇게 찢어 올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정교한 작업 덕분에 안동포는 타지역 삼베보다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며, 과거에는 궁중에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생산 농가가 상당히 많이 줄었는데.
△안동포는 경상북도 무형유산 제1호로 지정됐고, 2019년에는 국가무형유산으로도 인정받았다. 당시 신청할 때만 해도 대마의 명맥이 이제 끊기겠다 싶어 다급한 마음으로 신청을 했다. 실질심사를 거쳐 인증을 받았는데 지금은 예전에 비해 대마 재배가 더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대마 재배 농가가 약 350가구에 이르고 대마를 짜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었으나, 현재는 교육생을 포함해 4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재배 면적도 1000평 정도에 불과하며, 전승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70대 중반이다. 짧게는 한 5년 길게는 한 10년이면 전통의 맥이 끊길 우려된다.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40대의 교육생 두 명이 새로 등록해 그들의 미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 두 분이 지금 앞으로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마을에 계시는 어머니 할머니들의 대를 이어가 줬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안동포는 주로 어디 쓰이는지.
△과거 안동포는 의복용으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수의로 사용된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마 껍질은 햇빛에 붉게 물드는 아름다움이 있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규방 용품, 생활 의복, 공예품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안동포 수의 연간 얼마나 만드는지.
△수의를 만들면 1년에 약 15벌 정도밖에 못 만든다. 친구라든지 지인들이 장례식장 가면 장례사들이 하시는 말씀이 두 가지 제품을 들고 안동포 수의할래 중국 수의할래 묻는데 우리는 장례식장에 수의 납품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직거래하는 게 대부분이다. 1년에 15벌 생산되는데 장례식장에 납품할 제품이 없다.

-안동포 전수교육관 현황은.
△여기는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2019년도에 국가무형문화재 안동포짜기보존회가 인증을 받으면서 전수교육관으로 쓰고 있다. 지금 여기서는 배틀 짜기 전 과정을 주말에 시연 체험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동의 금소마을은 대마 특구로 지정돼 산업용과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대마 커피, 대마 막걸리, 대마 떡 등 대마를 소재로 한 지역 특산품이 개발되었고, 대마 종자유 역시 효능이 알려져 의약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마 불법채취하러 오는 경우 없는지.
△매년 5월과 6월에는 대마 흡연자들이 새순을 채취하려는 일이 발생한다. 대마 줄기가 길고 곧게 자라야 상품 가치를 갖추는데, 새순을 채취하면 줄기가 갈라져 가치가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주민과 경찰이 순찰하며 감시하고, 수확 후에는 잎을 현장에서 소각해 외부 유출을 차단하고 있다.

-현재 주로 계약재배를 하는지.
△삼베 짜시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어 재배해도 쓸 사람이 없다. 그래서 재배 농가가 점점 줄어들고 또 이게 너무 힘든 과정이다 보니까 교육을 위해서 계약 재배한다든지 아니면 우리가 직접 재배한다든지 그렇게 한다. 보통 일이 힘들고 노동이 힘들고 하면 혹시 ‘이골 난다’는 말을 하는데 이골이 삼베에서 나왔다. 대마 줄기 줄기를 끝과 끝을 연결하다 보면 끝을 가늘게 이빨로 찢어야 되는데 이빨로 평생을 하다 보면 이빨에 골이 생긴다. 그 이골이 지금 우리가 일이 힘들 때 말하는 이골이다. 그만큼 이 삼베 짜기 과정이 힘이 든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안동포 육성계획은.
△안동포는 단순한 직물이 아닌 한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그 우수한 품질과 전통적 가치를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동시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의 참여와 현대적 기술의 도입, 그리고 새로운 용도 개발을 통해 안동포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안동포의 미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결합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