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매취사업 수탁 전환·경제종합타운 건립·스마트 APC 추진 등 변화 주도
“흑자는 조합원 환원해야”…중앙회 감사위원으로 현장 철학 전국 확산 다짐
금성농협 조용일 조합장(농협중앙회 감사위원)은 “농협은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적자 사업을 흑자로 전환하고 조합원 중심의 경영 모델을 구축해왔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2019년 취임 이후 마늘 매취사업의 수탁사업 전환, 경제종합타운 건립, 스마트 APC 추진 등 ‘조합원 체감형 농협’ 모델을 구축해온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올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으로 선출된 그의 경영 철학과 성과를 살펴본다.
△손해 보던 마늘, 흑자로 바꿨다
조 조합장이 취임 첫해 가장 시급하게 다룬 과제는 마늘 수매사업의 전환이었다. 당시 매취사업 구조에서는 농협이 농가에서 마늘을 매입해 판매했지만, 적시 판매 실패로 매년 수억 원의 적자가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2019년 금성농협의 전체 손익은 법인세 납부 후 4억5000만 원 흑자였으나, 마늘 수매사업만 놓고 보면 수익은 ‘0원’이었다.
그는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 2020년부터 수탁 방식을 도입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농가가 판매를 위탁하면 농협이 판매 경비를 제한 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결과, 수탁 수수료는 2800만 원에서 68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했고, 조합원들도 제값을 받아 가격 상승 효과를 체감했다.
조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이제 농협이 있어 마늘 판매는 걱정없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제종합타운, 조합원 생활 바꾸다
2023년 문을 연 경제종합타운은 금성농협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영농자재, 농기계 정비, 생필품 소비 인프라를 한곳에 집약해 조합원 편의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였다.
성과는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나로마트 매출은 2022년 9억 원에서 2024년 88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농자재 품목은 697종에서 4803종으로 대폭 확대됐다. 농기계 수리센터의 연간 수리 건수도 2443건에서 4702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앙회 지정 광역수리센터로 선정되어 첨단 진단 장비와 이동정비차량도 확보했다.
조 조합장은 “‘이제는 고장 나도 읍내 대리점이나 본사까지 안 가도 된다’는 조합원들의 말에서 농협의 존재 이유를 다시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유통까지 책임지겠다
금성농협의 차기 핵심 과제는 스마트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구축이다. 현재 공선회 회원들이 생산하는 복숭아와 사과를 전량 선별하지 못해 농가 불만이 컸고, 고령화로 인한 자가 선별의 한계도 존재했다. 이로 인해 판로와 가격 모두에서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스마트 APC가 완공되면 선별 능력은 지난해 4239톤에서 2027년 5712톤, 2030년 6962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 과정에 콜드체인을 적용해 품질 유지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조 조합장은 “앞으로는 금성농협이 조합원의 생산뿐 아니라 유통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농협
조 조합장은 수익이 생기면 당연히 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조합원 자녀 13명에게 1300만 원, 올해도 13명에게 같은 금액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밖에도 농업인안전보험료 지원,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 등으로 환원 폭을 넓혔다.
그는 “단순히 흑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복지로 연결하려 합니다. 이것이 농협의 본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전국 무대에서도 현장을 지키겠다
조 조합장은 지난해 경북 최초로 영농지원 전국 동시 발대식을 주관하며, 현장의 모델을 전국 단위로 확산시킨 경험이 있다. 올해는 중앙회 감사위원으로 선출돼 경영 전반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조합원 삶을 개선해 온 경험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농협의 뿌리는 현장이다. 중앙회에서도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에서 ‘그래도’로... 조합원 우선 철학
인터뷰를 마치며 조 조합장은 잠시 말을 멈춘 뒤 단호히 말했다.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곧 농협의 역할입니다. 문제는 늘 ‘하지만’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손익이 나지 않으면?’, ‘하지만 조합원이 반대하면?’ 그러나 결론은 하나입니다. ‘그래도 농협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곧 조합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시 한번 “현장은 늘 답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이 체감하지 못하면 농협의 존재도 의미가 없다”고 덧붙이며 “그래서 나는 의사결정의 출발점을 언제나 조합원에게 둔다”고 밝혔다.
△현장 철학이 만든 변화의 기록
이 같은 철학은 그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2019년 취임 직후 적자 사업이던 대서마늘 매취사업을 수탁 방식으로 전환해 흑자 구조를 안착시켰고, 2023년에는 경제종합타운 개소로 영농·정비·소비 인프라를 집약했다. 2024년에는 경북농협 최초로 영농지원 전국 발대식을 주관했으며, 올해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으로 선출돼 전국 단위 거버넌스의 한 축을 맡았다.
조 조합장은 자랑스러운 경북도민상(2020),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2022),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2024) 등 다수의 상으로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의성마늘’ 브랜드 전국 판로 확대, 대형 유통사 전속 출하 계약, 조합원 복지 지원 사업으로 중앙과 지역을 잇는 ‘현장형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조용일 조합장의 ‘조합원 체감형 농협’ 모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마늘 수매사업의 흑자 전환, 경제종합타운 구축, 스마트 APC 추진 등 일련의 변화는 모두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농협’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으로서 그의 현장 중심 철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