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노인의 날 맞아 지역 어르신 대상 강연
홍영숙 강사 “죽음 준비는 삶의 완성 과정”
참석자들 “존엄한 마무리, 새로운 관점 얻어”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 웰다잉(well-dying)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고산도서관(관장 장기섭)은 제29회 노인의 날(10월 2일)을 앞둔 지난 9월 30일, 지역 어르신과 주민을 대상으로 ‘웰다잉- 품위 있는 죽음 준비, 무엇을 해야 할까’를 주제로 한 강연을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고산도서관과 수성구, 대한 웰다잉협회 대구지부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강의를 담당한 대한웰다잉협회 대구지부장 홍영숙 강사는 웰다잉을 단순한 임종 교육이 아닌 ‘존재의 마무리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정의했다. 홍 강사는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삶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웰다잉은 죽음을 향한 퇴행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완성해 가는 또 하나의 배움”이라며 “인간의 품위는 죽음의 순간이 아니라, 그 마지막을 준비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강연에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장례의향서 등 실질적 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죽음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병행됐다. 홍 강사는 “삶의 끝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삶의 중심을 되찾는 일”이라며 “웰다잉은 ‘죽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존엄하게 존재하기 위한 공부’”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한 어르신은 “죽음을 무겁지 않게 이야기해주셔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른 참가자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완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고산도서관 관계자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공공의 공간에서 함께 나누는 일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피해야 할 금기가 아니라 함께 배워야 할 인문적 주제”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죽음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준비된 죽음은 결국 준비된 삶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주민이 내면의 평화와 사유를 확장할 수 있는 인문·치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강연은 죽음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품위 있는 마무리’에 대한 공개적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웰다잉 교육을 통해 참석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현재의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