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 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만 14세까지 발생하는 암은 100,000명 당 16.6명이며, 이 중에서 단연 급성백혈병이 전체의 35%를 차지하여 제일 많으며, 중추신경계 15%, 림프종 10%, 신경모세포종 7%, 생식기 암 7%, 골암 6%, 연조직 암 5%, 신장 4%, 안구 3%, 간 2%, 기타 6%로, 활발하게 세포증식이 일어나는 장기에 더 많은 암이 발생하게 된다. 2012년 한 해에 전 국민 중 227,000명이 새로운 암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15~39세 청소년 및 청년(adolescent, young adult)에서 발생한 종양은 90,000례로 약 9%로 14세 까지의 암 발생에 비해 17배가 높다. 특히 이 시기에 여자의 갑상선 암의 증가로 여성에서의 발생이 남성에 비해서 2.5배 많이 발생하였다. 15~39세 암 발생(1999~2011년, 조발생률; 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악성 암 환자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값으로, 인구 100,000명 당 발생한 숫자)은 100,000명 당 15.2~97.2명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이 증가하며, 호발 부위가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이 역시 연령에 따른 장기의 성장이 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게 한다. 청소년과 청년 남자의 경우에 장기별 100,000명 당 암 발생 순위로는 백혈병 3.8~2.7명, 림프종 4.1~2.4, 뇌 및 중추신경계 2.8~1,7, 뼈 및 연골 0.6~1.8, 갑상선 16.8~0.9, 소화기 32.9~0.6, 호흡기 4.6~0.6, 구강 및 인 후두 3.2~0.5, 생식기 5.5~0.5, 간 담도 15.4~0.3, 피부 1.4~0.2명이지만, 여성에서의 갑상선 암을 포함시키면 분포가 달라진다.

청소년 및 청년에서 갑상선 암을 포함한 전체 암 발생의 분포는 단연 갑상선 암 34%, 소화기 17%, 유방 13%, 여성생식기 10%, 간 담도 5%, 백혈병 4%, 림프종 4%, 뇌 및 중추신경계 3%, 호흡기 3%, 비뇨기2%, 구강 및 인 후두 2%, 뼈 및 연골 1%, 피부 1%, 남성생식기 1% 순이다. 15세 미만의 소아 암과 성인 암의 큰 차이는 5년 생존율에도 있다. 소아에서 제일 흔하게 발생하는(35%) 소아 림프구성 백혈병의 생존율은 90%로 1990년대 60%에서 크게 상승하였다. 이 질환보다 더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는 Wilms 종양, 망막모세포종이 90%를 상회하고 있다. 가장 낮은 생존율을 보이는 암이 신경모세포종이다. 이에 비해서 청소년과 청년에서 발생하는 암의 생존율은 소아에 비해서 낮아 2006~2010년 갑상선을 제외한 전체 생존율은 74.4%인데 이 수치도 1993~1996년 52.8%에 비하면 많이 상승한 결과이다. (청소년, 청년 종양학. 2020, 서울의학서적 참고). 이 또한 생활환경의 개선과 의료의 발전에 크게 기인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 발표한 1999~2022년 연도별 암 발생 증가 추이에서 1999년 조발생률 216, 2010년 418명, 2016년 457명, 2017년 463명, 2018년 484명,2019년 505명, 2020년 491명, 2021년 549명, 2022년 550명으로 증가 추세이다. 이는 암의 발생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중에서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2020년 코로나-19 가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위협적이었을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첫 대책으로 마스크 착용이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해서 인플루엔자 호흡기 질환(독감)은 크게 감소한 적이 있었다. 이 것은 그 해 역시 암 발생이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논리로 2023년 3월, 잘 버텨왔던 사람간 거리두기의 해제와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지면서, 매년 이 때가 인플루엔자 감염이 소멸되어 가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질환 발생이 크게 증가해서 그 해 끝까지 이 질환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뿐 아니다. KF94 마스크는 호흡기로 침입하는 각종 세균, 곰팡이, 미세먼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수많은 바이러스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 된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나 바이러스는 그 유전자가 인체의세포핵 DNA 배열내로 자르고 들어가함께 증식하는 습성을 가진 미세 생명체이다. 이 때 자르고 들어간 DNA가 유전자 배열이 재조합 되었을 때 만들어진 DNA가 암 단백질(onco-protein)을 만드는 유전체로 바뀌어 지는 것이 암 세포 발생의 시초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암 발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대표적인 것이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Ebstein Barr(EB) 바이러스, Kaposi sarcoma(KS) 바이러스, human T-cell lymphotropic type (HTLV-1)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바이러스(HIV), human herpes virus 8(HHV-8) 등이다. 1970년, 본과 2학년 병리학 실습 강의시간에 젊은 병리학 조교선생은 ‘인생은 암으로 가득 찬 바다를 조그만 돛단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 같다. 조그만 풍랑에도 그 배는 쉽게 가라앉을 수 있듯이 우리는 늘 암의 위험 속에 살고 있다’라고 한 것처럼 세월이 흐를수록 그 위험도는 높아져 인간의 수명이 영원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생활의 개선과 의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100세를 넘기는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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