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 새해 새날 아침,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ey Whale)를 보고 싶었다. 찬란한 해가 솟듯이 30년 전에 우리의 바다에서 사라진 그 빈객을 맞이하고 싶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2월 24일부터 6일까지 시험 조사선을 이용해 포항 호미곶 등대 인근 해역에서 한국계 귀신고래의 남하 여부를 직접 관측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혹시 뜸을 들이는 사이에 고래가 지나칠까 싶어서 서둘러 호미곶으로 달려갔다. 그 날 따라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았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한나절을 바다만 바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 해외소비가 작년 동기대비 17%나 증가했다. 특히 3·4분기 해외소비는 3조89억원으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현재의 체감경기는 지난 IMF때보다도 더 안좋다는 얘기가 새롭지 않다. 백화점이나 할인매점등 대형 마트의 연말특수가 예년과는 영 딴판이었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의 소비위축이 심화되고 있음은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3·4분기 국내소비는 작년 동기대비 2.7%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소비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늘었다는 것은 우...
우리나라 청소년의 25%는 사이버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5%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이버 범죄의 50%를 10대 청소년들이 차지할 정도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부모님들의 경제적 활동이 증가하여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는 청소년들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인터넷을 접하게 되어 많은 문제점을 가지게 되었다. 인터넷 문화는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있어서 좋은 면보다는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게임 중독과 음란물 중독은 심각하다. 인터넷의 음란물은 대부분 변태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묘사하여...
동쪽끝 복숭아나무에 사는 커다란 ‘하늘닭’이 떠오르는 해를 보고 울면 세상 닭들이 다 따라울고, 서쪽 바다끝 큰 밤나무위에 사는 원숭이는 저녁마다 긴 팔로 해를 따 엉덩이에 깔고 앉아 엉덩이 털이 타고 화상을 입어 빨갛다 하는 동양 古代신화가 있다. 원숭이는 밤을 주관하는 神將으로 나타난다. 호수가에 늘어진 나뭇가지에 매달려 물속의 달을 건져내려는 원숭이를 그린 불화가 있다. 그림자에 불과한 달을 가지려 애쓰다가 결국 물에 빠져죽은 원숭이.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허상에 불과한 부와 명예와 벼슬을 탐하다가 불행해지는 어리석음을 ...
올해는 보다 많이 베푸는 한해가 되어야겠다. 내 것만 움켜쥐고 있기보다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남에게 나누어줄 줄 알고,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됐으면 좋겠다. 특히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병·의원들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부 참인술을 펼치고 있는 병·의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더 많은것 같아 의료인의 양심을 염려하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의 병·의원들을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국민들 상당수는 병·의원들이 ‘자신들...
지난해 29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등 3개 지방분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수도권 비대화와 지방 왜소화란 기현상을 해결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실천해나갈 법적 기초가 마침내 마련된 것이다. 참여정부가 다소 미숙한 모습도 보였지만, 지방분권 3법을 마련한 것은 획기적이다. ‘수도권 비만, 지방 영양실조’가 문제라는 논의는 그동안 수없이 거론됐지만, 어느 정권 하나 선뜻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다가 참여정부에 이르러 비로소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는 실로 역사적인 일이고,...
창립 30돌…‘또 다른 30년’출발선에 서서 지난 2003년 한해는 우리 삼정피앤에이 가족으로서는 참으로 큰 의미를 지닌 한해였다. 수십년간 포스코의 안정조업을 위해 땀흘려온 직원들에게 경영자로서 저는 ‘신바람 나는 직장 만들기’를 조심스럽게 제안했고 우리 직원들은 예상외로 적극적으로 따라 주었다. 결국 지난 연말 우리는 창립 30주년이라는 멋진 생일상에 우리 스스로 노력해 일궈낸 풍성한 보람들로 그득하게 채울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26일, 한해를 결산하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의미 있는 푸짐한 잔칫상을 삼...
갑신년 새 해가 떠올랐다. 안개 속에 쌓여 신비로운 광채를 발산하는 여의주 같다. 잘 익은 불꽃같기도 하고 늦가을 감나무에 달린 홍시 같이 터질 듯한 선홍빛이다. 솔숲에 숨은 해는 디오게네스의 촛불 같은 이미지다. 어쨌거나 새 해는 군자(君子)의 대추 빛 얼굴로 우리 곁에 왔다. 옛 어른들은 새해 첫 달을 정월(正月)이라 했다. 옷깃을 여미며 몸과 마음을 군자처럼 반듯하게 가지라는 뜻이다. 물론 한해 계획을 세우라는 의미도 있다. 찬란한 금빛 햇살을 안으면서 소원들도 많겠지만 온갖 세속에 일그러진 마음들을 바르게 세우는 일...
지난 2일 열린 포스코 시무식에서 이구택 포스코회장의 신년사 가운데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을 대목이 있었다. 통상 기업의 신년 사업구상과 임직원들의 굳은 각오를 당부하는 신년사에 이례적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역할론’이 강조돼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회장은 “포항은 물론 포스코가 진출한 세계 곳곳에서 이웃을 돌보고 환경보전에 앞장서는 등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지역 대기업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도리를 하기 위해 올해부터 포항지역의 소외된 이웃에 대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따뜻한’ 사...
지난 해의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서 진행자들이 가장 빛을 발한 프로를 꼽으라면 단연 목요일 방영된 신동엽과 이효리의 ‘해피 투게더’였다. 기본 컨셉은 변하지 않고 후반부만을 변화시킨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과 김제동이 바톤을 받음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진행자 신동엽과 이효리는 자기 몫은 챙길 것은 모두 챙겼다. 신동엽의 재치있고 매끈한 진행은 자타가 공인하지만 최고의 인기를 누린 ‘핑클’이라는 여성4인조 가수들이 각자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맡은 MC자리는 이효리에게 서툴고 어색한 촌닭이였다. 하지만 진행할수록...
오늘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의 푸념석인 불만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마음이 무겁다. 연말만 되면 보도블럭을 수없이 뒤집는데도 방관하고 있는 시의원들, 차들을 한 곳에 세워놓고 있다가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하면 똑같이 달려오는 소방차들 때문에 불끄는 시간이 늦어져 재산을 다 태워버리는 안타까움,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된 시의원, 국회의원 등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항들을 그 운전기사는 열을 올리며 성토를 해댔다. 우리가 한 사람의 시민으로 그같은 일을 깊이 생각하고 시의 대표격인 사람들의 행보를 지켜본 적이 있는지, 우리는 ...
얼마전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현지에서 덤핑관광에 이끌려 다니느라고 너무나 불쾌했다. 가이드가 안내해서 쇼핑점에 갔더니 상점은 한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가게 한편에서는 종업원 한명이 관광객들을 모아놓고 상품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가이드가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돈을 걷기 시작했다. 한 사람당 10달러씩이었다. 무슨 돈을 걷냐고 따졌더니 좋은 물건을 단체로 사면 싸게 살 수 있다며 소위 호랑이 고약으로 불리는 제품을 가이드가 직접 나서서 파는 것이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
犬咬其主(견교기주). 개가 주인을 문다. 聞一反三(문일반삼). 하나를 들으면 셋을 안다. 病者皆起(병자개기). 지도자가 현명해서 환자까지도 일어나 싸운다. 處死爲難(처사위난). 대장부는 죽는 것이 어려운게 아니라 죽을 자리 찾기가 어렵다. 이 四字成語들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순수 우리고유의 ‘토종사자성어’다. 우리가 자주 쓰는 烏飛梨落(오비이락), 草綠同色(초록동색)등도 순수 국산. 우리가 흔히 쓰는 사자성어들은 대게 중국고사에서 나온 것이지만 국산도 수백개나 된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모든 언어는 세계관을 ...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온누리에 밝게 쏟아지고 있는 저 햇살이 새해에는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어두운 그림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걷어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특히 우리의 그늘진 이웃들에게 새해가 밝은 햇살만큼이나 환한 한해가 됐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부모를 잃고 힘겹게 살아가는 보육원 고아들이나 소년소녀가장들, 기댈 피붙이 하나 없이 쓸쓸히 노년을 보내고 있는 양로원과 독거 노인들이나, 그리고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전과자란 낙인이 찍혀 사회로부터 냉대받는 사람들, 모진 병마에 시달려 가산을 탕진하고 신음하는 사...
새해를 맞는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이야 있으랴마는 그래도 해가 바뀌면 다들 지난날을 돌아보아 반성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새 각오를 다지게 된다. 羊띠해였던 지난 한해는 ‘성난 양’의 해였던 것같다. 조용히 평화롭게 지나지 못하고 화가 몹시 난 양처럼 보냈다. 정치부패가 극에 달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생활고를 비관하며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올해 잔나비띠의 해에는 부디 잔재주나 부리는 사람들이 들끓지 않기를 바란다. 총선이 있고, 정치판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할 것이라 한다. 정치가 제대로 돼야 여타 모든 분야들이 제 갈...
지난 연말 15개 국내 유수의 민·관 경제연구소장들이 2003년 우리 경제의 첫번째 이슈로 ‘신용불량자 양산 및 가계부실’을 꼽을 정도로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우리 경제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30만원씩 3개월을 못 갚거나 30만원이하라도 3건 이상 연체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2002년말 263만5천723명이었던 신용불량자가 지난 11월말에는 364만7천649명으로 11개월사이 101만1천900여명이나 증가했다. 매달 9만2천명씩 늘어나 경제활동인구 6명당 1명꼴로 신용불량자의 멍에를 쓰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현재 신용카...
새해를 맞으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인사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인사말을 들을 때마다 이상열씨의 시 ‘개’가 생각난다. “달밤에 개가 짖습니다. 한 마리가 짖으면 동네 개 모두가 따라 짖습니다. 달은 높이높이 있는데, 개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는데, 무엇인가를 향해 일생동안 열심히 열심히 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극히 소중한 것들은, 짖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오늘도 떼로 모여 짖습니다. 복주세요요요요.....” 새해를 맞이하면서 저마다의 소망으로 복을 기대한다. 더구...
우리 사회의 좌절과 절망감이 최근들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30대 주부의 세자녀 동반자살 사건, 30대 기러기 아빠의 자살사건, 두 자녀를 강물에 던져 숨지게 하는 사건 등, 우리들의 삶의 일단을 다시금 생각케 하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2백46개 수출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업체의 74%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거나 옮길 계획이라고 대답했고, 71%는 향후 3년내 이전하겠다고 응답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문제는 우리의 현 상황이 호전되기 힘들것이라는 절...
겨울철이 시작되면 해마다 나붙는 현수막과 벽보의 불조심강조기간과 같은 낡은 구호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도록 현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직원들은 말과 구호로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홍보와 화재시 즉각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어야 한다. 주민 각자도 자기재산보호와 가족들의 생명보장을 위하여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119가 우리생명을 보호하는데 꼭 필요한 기관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너무 119에 의존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화재는 초...
새해가 밝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어떤 직장을 구해야 제대로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아들 때문이다. 요즘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보다 걱정이 더 많다. 직장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때에 자칫 졸업에 맞춰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영원히 못구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때문에 취직시험에 붙기 위해서 외모에 신경쓰는 아이들도 적지않다. 날마다 정쟁으로 한 해를 다 보낸 정치권에서는 청년실업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청년들의 정신이 건강해야 나라가 바로선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성 세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