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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몰린 경북 동해안, 지진 대응방안] (6)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원전 안전과 방재 체계

진정성 있는 안전 확보 노력·지역주민과 신뢰 구축 필요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7월30일 21시10분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7월 13일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위해 한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려 하자, 한수원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위). 7월 13일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사회가 노조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이 폐쇄를 예고한 월성 원전 1호기와 4호기, 5호기의 전경. 경북일보 자료사진.
글 싣는 순서

1 경북의 지진 발생 현황과 방재 체계

2 경북 동해안 원전의 지진 대응 체계

3 대지진 경험한 효고현의 지진 대응 체계

4 이바라키현의 원자력안전협정

5 일본 모델에서 찾은 국내 첫 원자력안전협정

6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원전 안전과 방재 체계



경북일보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경상북도의 지진 대응 체계와 원자력 안전 대비책을 점검하고, 발전사업자와 원자력안전협정을 맺은 일본 이바라키현과 1995년 고베시를 중심으로 대지진을 겪은 효고현의 원전 및 지진 방재 대책을 살폈다. 또 원자력안전협정을 통한 원전 안전 확보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 이바라키현·도카이촌을 직접 찾았고,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 첫 원자력안전협정을 맺은 대전시의 원전 대응책도 소개했다. 마지막 편에서는 대구경북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 소속 재난과 원전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원전의 절반인 12기를 품은 경북 동해안의 원전 안전과 방재 체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를 들었다.

지낞 9월 12일 리히터 규모 5.8의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경주시내의 처참한 모습들. 경북일보 자료사진.


“원자력안전, 권한과 의무의 균형이 중요”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한반도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5.8의 경주지진으로 원자력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다. 계속되는 여진 속에 ‘원전은 과연 안전한가?’라는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으며, 정부는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함과 동시에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경북 동해안에는 우리나라 원전의 50%가 있다. 그러나 원전에 대한 인허가를 비롯한 대부분 권한은 정부에 있고, 원전이 입지한 경북도가 가지는 권한은 제로에 가깝다.

정부가 천명한 것처럼 원전 안전성 확보는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안보의 문제다. 원전의 안전한 운영을 담보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실을 고려할 때 원자력발전을 쉽게 멈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운영 중인 원전을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는가이다.

우리는 수년 전 원전 부품 품질보증서 위변조로 대표되는 원자력산업계 비리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원전비리 재발방지 종합개선대책을 비롯해 원자력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노력해 왔다.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 등의 관리ㆍ감독에 관한 법률’도 만들었다. 원자력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독일은 원자력안전을 철저하게 지키는 국가 중 하나다. 연방정부가 원자력 관련 입법을 담당하고, 지방정부는 법의 시행 관리를 담당한다.

원자력 관련법 시행 관리는 기본적으로 원자력시설 입지 지자체의 권한이다. 지방정부는 독립전문기관에게 제 3자 검증업무를 위임해 원자력안전을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도 원전 입지 지자체가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 원자력발전사업자와 입지 지자체는 서로 ‘원자력안전협정’을 맺고, 원자력시설의 신설ㆍ증설ㆍ변경의 경우 사전에 입지 지자체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원자력은 그 무엇보다 안전하게 운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원자력시설 입지 지자체에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되짚어봐야 한다. 경주지진은 원자력안전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권한과 의무의 균형이라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원전 방재, 지역안전거버넌스 구축 시급”

최용준 대구경북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

최용준 대구경북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준 최고의 산물인 원전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초고의 재앙으로 되돌아온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아일랜드 원전사고,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대표적이다.

3가지 사례는 원전재난이라는 카테고리에서의 재난유형은 같지만, 발생 요인은 각기 다르다. 운전 경험 미숙, 원전 설계 자체의 문제와 복잡한 시스템을 수동조작하려 한 운전원의 안전관리 미숙지, 지진·해일 이후 전기 공급 시설과 냉각 관련 설비 기능 상실 등이 원인이 됐다.

3가지 사례를 통해 전 세계는 재난 발생 이전에 행해지는 원전시설의 재점검, 원전 운영 조직 개선, 운전원의 경험, 운전원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며, 재난 발생 이후에 행해지는 원전 내·외 비상 및 대처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과거 사례를 통해 공통으로 지적된 중요 포인트는 이렇다.

첫째, 원전시설의 재점검, 원전 운영 조직 개선, 운전원의 경험, 운전원 안전의식과 원전 내부의 비상 및 대처 등은 국가와 관련 기관의 책임성 있는 규제, 진정성 있는 안전 확보 노력과 지역주민 간 소통 등을 통해 신뢰성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원전 외부의 비상 및 대처에는 원전 관련 기관에서 행해야 하는 대책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주민 개개인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개별행동이 매우 중요했다는 점이다. 평상시의 안전교육이 가장 실효성이 크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전은 시설물 중심의 사전 예방 대책도 중요하지만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한 지역주민 주체의 지역안전네트워크망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원자력안전협정과 같이 지자체와 지역주민 중심의 원전 안전 검증이 투명하게 실현된다면 원전 관련기관에 대한 지자체, 지역주민의 신뢰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며, 향후 지역안전네트워크망도 촘촘히 짜여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및 원전 관련기관과 지자체, 지역주민간의 신뢰성에 기반을 둔 지역안전네트워크망 구축, 현장 중심의 재난대응체계, 방사능재난 현장지휘체계 일원화, 주민 대응책 강화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태다.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노력해야 하는 것이 원전을 이용하는 우리들의 대가 지불이고 의무가 됐다.



“영화 판도라가 같은 원전 사고, 대비책·예방책 점검해야”

석정수 대구경북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석정수 대구경북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원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상상하기 싫지만, 두렵다고 회피하면 나쁜 상황은 항상 눈앞에 닥치곤 하는 것이 세상사인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월성원전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규모와 유사한 폭발이 생긴다고 가정하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먼저 월성원전으로부터 반경 20km에 거주하는 주민은 경주시 내륙으로, 포항 등으로 대피해야 할 것이다. 둘째, 동해안은 오염으로 인해 수산업이 불가능하고 죽음의 바다가 될 것이고, 경주는 천년고도의 가치를 상실해 관광업 자체가 붕괴할 것이다. 상당 기간 방사능에 오염돼 국토의 이용이 제한되고, 천문학적인 복원 예산 투입이 불가피 할 것이다. 사고지역 내에 있는 중·저준위 방폐장의 사용이 제한적일 것이다.

위에 열거한 이유로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피폭 사고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며, 만약에 일어나더라도 초기 최단시간에 최고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지휘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쯤에서 되짚어보자.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 경북도, 경주시 등은 원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사고가 나면 대응책이 잘 작동돼 지역 주민들이 피해 없이 대피하도록 준비하고 있을까. 방사능에 피폭된 주민들을 치료하기 위한 약품, 병원, 의료진은 완벽하게 준비됐을까.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연습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원안위와 한수원 등은 원전력 발전소는 안전하며 대비가 잘 돼 있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지자체는 원안위와 한수원에 그리고 지역주민들은 원안위, 한수원, 지자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까.

원전 안전 관련기관은 이런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3조 물리적 방호시책의 마련을 살펴보면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에 의한 방사능 누출 상황에 대비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자연재난이 단초가 돼 발생한 대형 재난이었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중요한 것은 원전에서 방사능 피폭사고가 발생했고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대한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대비책, 예방책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다듬어야 할 시기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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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검찰청, 경찰청, 의료, 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