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 정치권이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손을 맞잡았다. 달빛동맹 양 지역 국회의원들은 24일 국회에서 ‘정부 주도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 개정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은 단순한 지역 현안 논의를 넘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안보 인프라를 지방에 떠넘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구갑)과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을)이 여야를 넘어 공동 주최자로 나선 것도 이 문제의 성격이 지역 갈등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을 넘어선 ‘국가적 과제’임을 보여준다.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외교 순방 전용기 내 대통령실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기반으로 우리끼리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으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해 순방 외교가 마무리됐다. 지난 6월 초 취임한 뒤 6개월 가까이 총 5차례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올해 외교 무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성공적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
경북 농어촌의 인구 구조는 이미 한계선에 도달했다. 영양·봉화·청송 등 다수 시·군이 인구감소율과 고령화율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공동체 유지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다. 그러나 정책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이번 시범사업에 경북에서는 영양군이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발표 직후 일부 인구 전입이 증가하는 등 단기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재정 여건은
청년 고용 절벽이 강고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20~39세 임금근로 신규 채용이 240만8000개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최저다. 불과 1년 새 12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졌다. 2018년과 비교하면 50만 개가 증발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만 8만 개가 감소하며 전체 하락분의 70% 가까이 차지했다. 청년층이 사회로 진입하는 통로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최근 정부는 대기업과 함께 ‘채용 확대’를 공언해 왔다. 그러나 정작 청년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정기채용에서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북극해와 캘리포니아 연안을 포함해 미국 국토의 절반 규모에 가까운 해역에서 신규 석유·가스 시추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 내무부가 20일(현지 시간) 미 해역 13억 에이커, 약 526만㎢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에서 최대 34건의 광구 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에너지 패권 강화 전략이 본격 가동된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가진 미국조차 장기적 에너지 안보를 위해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대한민국은 선진국 가운데 손꼽히는 자원 빈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다시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세 건의 사망·중상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장을 전격 보직 해임하고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TF’를 가동하는 등 초강수 인사 조치에 나섰다. 책임을 묻고 안전 경각심을 되살리려는 조치이지만 반복되는 인명 사고를 고려하면 근본적 안전혁신이 절실하다.지난 20일 사고는 야외 슬러지 청소 작업 중 작업자 3명이 유해가스에 노출돼 심정지 상태에 빠진 사건이다. 지난 5월과 3월에도 포항제철소에서는 유형이 다른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
경북도가 APEC 정상회의 이후 지역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겠다며 ‘포스트 APEC 10대 사업’을 내놓았다. 세계경주포럼 확대, APEC 문화전당 건립, 아시아태평양 AI 센터 유치, 신라왕경 복원 등 문화·산업·평화 분야를 아우르는 야심 찬 청사진이다. 그러나 계획과 포부만으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흐지부지되지 않고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행이 관건이다.무엇보다 경주가 ‘글로벌 10대 문화관광거점’으로 도약하겠다면 보문관광단지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APEC 개최를 계기로 외국인 방문이 증가하고 있지만 쇼핑·엔터테인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K-스틸법’이 21일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여야 이견이 거의 없는 만큼 12월 본회의 처리가 무난할 전망이다. 철강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재정의하고 녹색철강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기에 빠진 국내 철강산업에 뒤늦게나마 국가가 책임 있게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하지만 법률이 제정됐다고 해서 현장의 어려움이 즉각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EU의 고율 관세, 탄소중립 압박, 중국 저가 철강재 공세 등 삼중고에 놓인 철강산
샤인머스캣 가격 폭락으로 경북지역 포도 농가가 탄식에 빠져 있다. 과잉 생산으로 농가들이 파산 지경에 이르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등 농정 당국은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정 당국과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이 모두 나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장단기 대책을 수립해서 안정적인 포도 생산과 수익이 보장되게 해야 한다. 단기 판촉이나 축제 중심의 대응으로는 구조적 공급 과잉을 견딜 수 없다.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한 방안과 함께 해외 수출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샤인머스캣은 한때 고가 과일로 주목받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말 1조2000억 원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선정한다. 차세대 청정에너지 시대를 여는 국가 대형 프로젝트를 두고 경북 경주, 전남 나주, 전북 군산 세 곳이 경쟁하고 있다. 유치에 나선 세 곳 중 평가 기준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경주가 최적지’라는 결론이 명확히 드러난다.핵심은 입지의 조기 착공 가능성, 연구 인프라의 연속성, 주민 수용성이다. 경주는 이 기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우선 감포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용지 내 51만㎡ 부지는 이미 산업·연구단
대구·경북의 상·하수관 노후화가 심각하다. 대구의 하수관로 71%, 상수도관 46%가 노후 판정을 받았다. 경북 다수 시·군에서도 하수관로 노후율이 40~60%대에 이른다. 30년 이상 된 관로가 도시 곳곳에 깔려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단체장의 치적 사업으로 부각되기 어려워 방치돼 온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상수도 불순물 유입과 수질 저하로 이어지고, 하수관은 누수·침하·싱크홀 등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의 원인 요소가 되고 있다.환경부의 ‘2024년 수돗물 실태조사’에서 먹는 물에 대한 국민 불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단체장을 정량지표·여론조사·개인 프레젠테이션(PT)을 기반으로 평가해 공천 적격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다음달 중 시도지사와 기초 단체장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할 방침으로 국민의힘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진다.TF가 밝힌 것을 보면 선출직 공직자 평가는 현역 광역·기초단체장에 대해 정량지표(50%), 여론조사(30%), 개인 PT(20%)에 가·감점(-10∼+10점)으로 이뤄진다. 정량지표는 △경제 지표(지역고용률·예산 확보·기업 유치·물가 대응·재정 지표) 4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들이 향후 5년간 800조 원이 넘는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놨다. 삼성 450조 원, 현대차 125조2000억 원, SK·LG·HD현대·셀트리온 등 주요 그룹까지 참여한 이른바 ‘초대형 국내 투자 드라이브’다. 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반도체·AI·배터리·로봇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를 국내에서 육성하겠다는 점은 고무적이다.그러나 문제는 이 막대한 투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미 500대 기업 본사의 7
새벽 시간대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유조차 연쇄 추돌 사고는 단순한 도로 사고가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드러낸 재난이었다. 13대의 차량이 연달아 추돌하며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벙커C유 유출과 수로 오염까지 이어졌다. 도로 위 안전망이 작동하지 않으면 사고는 한순간에 재난으로 확장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사고는 17일 새벽 유조차가 앞서가던 25t 화물차의 적재함을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뒤따르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했고, 일부 화물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반대편에서도 사고 화물차에서 떨어진 H빔을 피하려던 차량들이 옹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가 확정됐다. 한국 철강·알루미늄 업계가 우려하던 50% 관세는 끝내 그대로 유지됐다. 정부가 목재와 일부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를 조정했다는 점을 성과라고 설명했지만 국내 철강업계에 돌아온 결과는 사실상 미국에 ‘백기 투항’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연초 25%였던 관세를 지난 6월 50%까지 끌어올린 이후 업계는 협상을 통한 완화 가능성에 한 가닥 기대를 걸었지만 무산됐다.철강은 올해 1~9월 대미 수출액이 전년 대비 16% 줄었다. 업계가 “대미 수출은 포기 단계”라고 말할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방 우선·지방 우대’ 원칙을 천명하고 지방자율재정 규모를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 산업·기술 경쟁력의 근간인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지난해 집행된 전체 R&D 국비 25조 원 가운데 64.5%가 수도권과 대전에 집중됐다. 서울·경기·인천이 34.4%, 대전이 무려 30.1%를 차지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9월 ‘정부조직 약칭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고용노동부’의 약칭을 ‘고용부’에서 ‘노동부’로 공식 변경했다. 제조업·건설업 부진, 경력직 위주의 채용 확산, 청년층의 구직 포기 증가가 겹치며 청년 고용의 기반이 흔들리는 때에 ‘고용’이라는 단어가 부처명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름이 정책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용 절벽 앞의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어느 때 보다 크다.올해 1~10월 청년층 고용률은 평균 45.1%로 60세 이상 고용률 46.9%보다 더 낮았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충격이 있던 2020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가진 전국 시·도지사들과의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지역이 성장의 중심이 되도록 지방 우선, 지방 우대 원칙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방특별회계 지역자율계정을 기존 3조8000억 원 수준에서 10조6000억 원으로 늘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방의 재정 자율성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말이 아닌 예산으로 지방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이 지방에서 체감되는 ‘정책 효과’로 이어지려면 내년도 국비 편성부터 지방예산이 우선돼야 한다. 지금 국회가 이재
정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확정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이를 통과시키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한숨은 더 깊어졌다. 이미 경기침체와 저가 철강재 수입, 미국의 50% 품목관세,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철강산업이 NDC 속도전의 또 다른 ‘규제 폭풍’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NDC 목표 상향으로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탄소배출권 비용은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2조500
경북도가 내년을 지역 성장의 분수령으로 삼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내놓고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의 조속한 추진, 영일만항 확충,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포스트 APEC’ 사업, 산불 피해지역의 재창조 등이 핵심이다.청사진만 놓고 보면 지역 균형발전의 방향은 명확하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실행하느냐’다. 계획이 아무리 크더라도 현장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 지금 경북이 맞닥뜨린 과제는 더 많은 비전이 아니라 실질적 실행과 성과의 축적이다.그동안 지방의 대형 프로젝트는 화려한 출발 뒤에 속도와 일관성을 잃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