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통장과 주민자치위원, 관변단체 임원 등의 선거 개입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공직선거법상 이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만, 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선거 때마다 정치적 중립 논란이 반복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특히 주민의 봉사자며 일선 행정을 보조하는 일부 이·통장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제기되면서, 공직사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공직선거법 제60조는 이·통장의 선거운동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으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또한 엄격히 제한한다. 단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 64명이 최근 송환됐다.정부는 ‘국민 보호’를 위한 외교 성과라 설명하지만, 일부 국민은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듯한 모습 때문이다. 이번 송환은 단순한 귀국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도덕적 경각심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다.캄보디아 현지에서 송환된 이들 대부분은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온라인 사기 등 범죄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모든 이가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지인이나 친구의 권
감(반시)의 고장, 웃음의 무대 — 2025 청도반시축제와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가을의 문턱, 청도는 늘 ‘반시’의 색으로 물든다. 하지만 올해는 그 주황빛 사이로 유독 환한 웃음소리가 섞여 들렸다. 바로 ‘2025 청도반시축제’와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이 동시에 열렸기 때문이다.10월 17일부터 사흘간, 청도야외공연장 일대는 감과 웃음, 전통과 예술이 함께한 거대한 문화의 장으로 변모했다. 특히,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행사 중 10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 대안은 가장 좋은 관객 서비스라는 평이 자자했다.반시는 단순
올해 처음으로 영천지역 내 가을 축제들이 한데 모여 공동 개최됐다.한약, 와인, 문화예술, 한우 등 각기 다른 테마의 축제들을 한 시기에 집중해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꾀하겠다는 취지였다.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특색은 사라지고 방향은 흐려졌으며 방문객은 물론 관계자들조차 혼란스러운 채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의 부재다. 한약축제인지, 문화예술축제인지, 와인이나 한우를 즐기러 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하나의 장소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축제가 뒤섞이면서 집중도는 떨어졌고
“홀로 있을 때도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삼가라.” 짧은 한 문장이지만, 그 울림은 길다.지난해, 내게 깊은 울림을 준 한 지인이 ‘신독(愼獨)’이라는 말을 건넸다. 삼갈 신(愼), 홀로 독(獨). 남이 보지 않아도 자신을 단속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때는 스쳐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잃고 있는 게 바로 그 ‘신독’ 아닐까. 고전은 언제나 지금의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공자는 말했다. “군자는 홀로 있을 때도 삼간다.” 신독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덕목이자, 감시가 사
지난 3월 영양을 뒤흔든 대형산불.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돕겠다며 전국에서 구호품이 모였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그 구호품이 어떻게 쓰였는지 군민은 알지 못한다. 대신 남은 것은 불신과 의혹, 그리고 언론을 향한 군의 날 선 반응이다.한 기부자는 영양군청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피해자 지원용 구호품이 피해 없는 마을에도 배부됐다”, “축제 현장에서 기부품으로 보이는 생수가 쓰였다”는 폭로였다. 구호품 보관이 정식 창고가 아닌 집하장에서 이뤄져 도난·폐기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이는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기
고령 대가야수목원이 ‘빛의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관조명과 미디어아트를 더해 관광객의 발길을 밤까지 붙잡으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낮에는 숲과 유적을, 밤에는 불빛과 공연을 즐기는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은 생활인구 확대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다. 작은 불빛이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도 기대된다.긍정적인 것은 이번 수목원 야간경관조명 개장이 단순한 점등 행사가 아니라, 고령관광의 변화를 알리는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군은 이 개장을 계기로 주간과 야간이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영주시 가흥산업단지에서 벌어진 일은 단순한 기업 매각이 아니다. 한국 산업 자본주의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다. SK스페셜티라는 회사 하나가 소디프신소재에서 OCI로, 다시 SK그룹을 거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자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선명하게 보인다. 6000여 억 원을 투자해 2조 원의 차익을 챙기고, 다시 2조7000억 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역은 무엇을 얻었을까.대답은 명확하다. 위험만 남았다. 반도체 특수가스는 1급 위험물질이다. 소량 누출만으로도 지역사회에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청도군의 전통을 상징하는 청도소싸움장은 오랜 역사와 지역 문화를 간직한 공간이다. 그러나 전통이 곧 성공적인 산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현재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운영하는 소싸움장은 매년 적자 폭을 좁히지 못한 채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운영 적자 문제는 단순히 사업의 효율성을 넘어, 군민 세금과 직결되기에 지역 사회의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적자뿐만이 아니다. 소싸움의 운영권을 둘러싼 우사회와의 갈등, 그리고 청도군의 보조금 삭감은 사업 안정성을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 군민 입장에서는 “세금으로 언제까지 적자를
청송군이 여름 끝자락을 문화로 물들이고 있다. (재)청송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2025 문화가 있는 날 산소카페 문화나들이’ 2차 행사가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청송군 부남면 남관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다. 표면적으로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여름 축제이지만, 이 행사의 본질은 문화 접근성 확대와 지역자원의 창의적 활용이라는 점에 있다.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행사 공간이다. 남관생활문화센터는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폐교는 농촌 소멸의 상징이지만, 청송군은 이
청도군의회가 주요 사업의 예산낭비외 위법 의혹을 두고 논란이 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안을 부결시켰다. 단순한 찬반 결과로 끝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방의회가 행정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이 깔려 있다.김태이·이승민 청도군의원이 제기한 4건의 사업은 모두 군민 세금이 직접 투입된 대형 사업이다. 수의계약 과정에서의 자격 요건 미비, 법적 문제 업체와의 반복 계약, 사업 정보 유출 의혹, 그리고 과도한 조명 사업비 집행은 사실 여부를 떠나 군민의 눈높이에서는 충분히 의혹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감사 청구를
“빚 없는 5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영양군의 재정 성적표는 언뜻 반짝인다.군은 올해 처음으로 채무 없이 5천억 원 규모 예산을 편성하며 기초자치단체로서는 보기 드문 성과를 냈다. 그러나 화려한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안도감보다 불안감이 더 크다. 군 재정의 기반이 여전히 국·도비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0일 영양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2027년 국·도비 확보 보고회’는 이 같은 구조적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날 군은 신규·계속사업 74건, 총 2634억 원을 중앙정부와 경북도로부터
수십 년간 이어진 축산악취 문제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지역사회 신뢰와 농가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군위군과 같은 농촌 지역에서는 주거환경과 관광, 산업 이미지까지 좌우하는 민감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대구 군위군은 8월 들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축산악취 저감을 위한 특허미생물 보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경험과 관행에 의존한 악취 관리에서 벗어나,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지속 가능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협약 핵심은 악취 민원이 잦은 농가를 대상으로 한 원인물질 분석과
이제는 상생이다. 아니, 상생이어야만 한다.도시의 소비자와 농촌의 생산자, 이 둘의 만남은 결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진정한 공존의 길을 묻는다면, 그 출발점은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고 손을 맞잡는 데서 비롯된다.5일, 대구 달서구청 1층 로비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군위군의 신선한 자두와 가시오이, 그리고 이름 없는 땀방울의 결정체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소박한 박스에 담겨 전달됐다.‘군위군 우수 농산물 사전 주문 전달 행사’ 명칭만 보면 단순한 직거래 행사 같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와 농촌이 신뢰로 엮는 새
영주의 대표 여름 축제 ‘시원(ONE)축제’가 시끌벅적하다. 무더위를 식히자는 취지였지만, 정작 지역 여론은 뜨겁기만 하다. 겉으론 문화행사, 속으론 입찰 잡음이다. 무대 설치와 운영을 맡을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영주문화관광재단이 규정에 명시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부 전문가 공개모집, 내부 결재, 업체 제비뽑기라는 원칙은 사라지고, 대표이사와 실무 관계자 등이 21명의 평가위원 명단을 꾸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행정 편의로 넘길 일이 아니다. 공공 입찰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일탈이
공문서 한 장이 사람을 죽였다. 아니, 공문서를 둘러싼 조직의 탐욕과 비겁함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았다.지난해 11월, 영주시청 6급 팀장 K씨가 숨졌다. 그리고 지난 22일, 경찰이 직장 동료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씨가 거부했던 그 ‘조작된 공문서’가 결국 그의 생명을 앗아간 셈이다.문제의 시작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주시청 행정안전국에서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와 관련해 존재하지도 않은 ‘평가 계획’과 ‘심의 결과 보고’를 꾸며내라는 상급자의 지시가 떨어졌다.공무원 4명은
최근 영천지역 각계 사회단체들이 내부 갈등과 논란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시민들에게 신뢰와 모범을 보여야 할 단체들에서 되풀이되는 갈등과 불미스러운 일들은 지역 공동체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우선, 한 사회단체는 시의원과 직원 간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일부 시의원이 단체직원을 대상으로 행정사무 감사를 진행하던 중, 명품 가방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또 다른 시의원은 잠긴 사무실에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무단 침입하고 폭언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이러한 주장이
공장은 들어서지 않았다. 대신 시민이 남았다. 영주시가 최근 납 2차 제련공장 설립 신청을 전격 불허했다. 산업단지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던 공장 유치는 결국 철회됐고, 그 중심에는 ‘건강과 생명 앞에 타협은 없다’는 한 문장이 있었다.이 싸움은 단순한 민원 대응이 아니었다. ‘청정 영주’를 내세워온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놓고 벌인 집단적 자기 점검이었다. 결과는 명확했다. 시민의 건강권이 산업논리를 이겼다. 그리고 행정은 그 선택에 순응했다. 늦었지만 바른 결정이었다.이 과정에서 주목할 지점은 시민들의 반응이다. 3만
머리카락이 땅바닥을 맴돌았다. 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광장은 쓸쓸했다.지난 3일 오후 영주역 광장. 한 여성이 말없이 머리를 밀었다. 광장은 숨을 죽였고, 곧이어 박수와 탄식이 터졌다. 삭발은 끝났지만, 그 장면은 시작이었다. “이사를 권유받았지만, 나는 떠나지 않겠다.” 폐 질환을 앓고 있다는 그 여성의 외침은 단지 감정의 발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결단이었다.납공장 반대 집회가 세 번째를 맞았다. 뿔뿔이 흩어졌던 시민들이 촘촘히 줄을 맞췄다. 그 중심엔 ‘삶’이 있었다. 누군가는 그 장면을 두고 ‘상징’이라 했지만, 상징으로만 넘
청도군의회가 지난 20일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특위 위원장 이수연)를 마무리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 같지만, 올해 감사는 유독 ‘파행’이라는 단어가 뒷말로 따라붙는다. 내용이 빈약해서가 아니라, 논의의 진정성과 태도에 대한 회의가 커졌기 때문이다.이번 행정사무감사는 11일간 열렸으며 군정 전반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자리였다. 그중 가장 많은 질의가 쏟아진 주제는 ‘수의계약’이었다. 특정 업체 편중, 계약 공개의 투명성, 예산의 효과적 배분 등을 둘러싼 의원들의 질문은 연일 이어졌고, 날도 서 있었다. 그러나 정작 주목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