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영주비전경제연구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을 순회하며 신간인 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바쁘신 분들이라 간결하고 입체적인 설명에 주력했다.내가 동원한 은유는 삼박자의 균형을 중시하는 트릴로지다. 잘나가는 도시란 발전의 구성요소인 양·질·격이 보완관계를 형성하듯이 활력·행복·매력이 조화된 곳이다. 보다 직설적 화법을 동원하면 일자리·유대감·브랜드의 삼중주다.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은 구조·제도·행위 방법론에 기반해 트랜드 포착, 공동체 구축, 리더십 구현에 주목했다. 형성·집행·평가에
수능이 끝이 났다. 교육자에게 수능은 새로운 한세대의 탄생으로 다가온다. 내년에 입학하게 될 대학생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필자는 20년간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수많은 각오와 다짐을 했지만 AI시대를 접어들면서 그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치 않는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앞이 보이질 않을 때에는 뒤를 돌아보는 현명함이 필요함을 늘 강조해온 필자이지만 역사에서도 그 명확한 답을 얻기는 쉽지 않다. 다만 최근 들어 “청년은 가르침을 받기보다는 자극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한 괴테의 말
2025년 11월 현재, AI 관련 주식들이 S&P 500 수익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융계에서는 이른바 ‘AI 버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시장은 향후 1~2년 내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JP모건과 IMF, 영란은행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25년 전 닷컴 버블을 겪었던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경고는 낯설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의 AI 열풍과 2000년의 닷컴 버블은 표면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다른 현상이다.가장 눈에 띄는
현대사회의 눈부신 발전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깊어졌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이 세분화되면서 인간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화의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아무리 한 분야의 전문가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무지하거나 초보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는 ‘전문가’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모두 ‘비전문가’로 살아가고 있다.이런 이유로 현대 사회는 전문가의 역할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 최남단에 있는 섬나라이자 도시국가로 서울시의 약 1.2배, 인구는 약 600만 명 정도로 중국계(약 75%), 말레이계(약 15%)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작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의 대외 개방형 경제 전략을 통해 아시아의 금융 및 무역의 허브 역할을 하며 1인당 GDP는 약 9만 달러로 한국의 3배 수준이고 세계 최상위권(4위)이자 아시아에서 최고이다.싱가포르도 198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대한민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 하나로 비슷비슷했다. 그러나 지금은 싱가포르가
중장기 전략은 정부와 기업은 물론 도시나 대학의 미래를 좌우한다. 전략기획이란 환경의 동향과 내부의 역량을 결합한 SWOT으로 중장기 전략과 연도별 목표를 설정하는 계획의 준비과정이다. 계획과 결부된 집행과 평가도 행정과정의 3대 요소지만 계획의 성패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계획의 완결성을 증진하려면 전략과 전술의 하모니처럼 중장기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부족국가의 결정은 무당과 점술이 주도했다. 산수가 절경인 성스러운 장소에서 기도하다 영감을 받거나 천체의 운행과 거북등 점치기로 미래를 예측한다. 고대국가의
2025경주APEC의 대성공을 축하한다. 경북의 작은 도시 경주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초대형 국제행사를 성공리에 치렀다. 참으로 대단하고 뿌듯하다. 찾은 손님과 맞은 시민 모두 미소와 웃음이 가득했다. 경미한 사고 한 건 없이 무탈하게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세상 곳곳에 전쟁과 내란이 발생하고 크고 작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지구촌의 상황을 고려하면 회의 기간 경주는 천국이고 행복의 오아시스였다. 덕분에 인류는 잠시나마 안전함과 평온함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경주 APEC이 무탈하게 진행될
음수사원 굴정지인 (飮水思源 掘井之人)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고 우물을 판 사람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무언가를 얻거나 혜택을 받을 때 그 근원이나 출처를 잊지 않고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라는 의미를 가진 고사성어이다.선비족인 탁발부(拓跋部)에 의해 세워진 중국 역사 속의 한 나라인 북위(北魏)는 중국 북부를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북위는 한족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중국화 과정을 겪었다. 이후 북위는 내분으로 동위와 서위로 분열하게 되는데 이때 중국 서북부를 중심으로 세워진 나라가 서위이다. 이후 서위는 북주(北周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31일 한국에 최신 GPU ‘블랙웰’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인 GPU 품귀현상 속에서 한국이 14조 원 규모의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이를 “AI 3대 강국 도약의 발판”으로 자평하고 있으며, 재계도 AI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환호 속에 묻혀서는 안 될 냉정한 질문이 있다. 우리는 과연 이 GPU들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엔비디아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의존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기술주권에 어
2023년 12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이른바 ‘두 국가론’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에서 ‘북한도 하나의 국가’라는 의견이 54%에 달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이를 근거로 두 국가론을 정당화하려는 주장도 등장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순히 현상 인식에 관한 응답일 뿐, 헌법과 통일정책의 방향에 대한 숙의된 국민 의사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정확한 여론을 파악하려면 보다 정교한 질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경우 필연적인 귀결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인간의 경제활동은 선의(善意)가 아니라 이기심이라며 빵집 주인의 이윤 추구 때문에 우리는 매일 아침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고 농부도 수익을 원하기에 시장에 곡물이 공급된다고 했다. 결국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각자 이익 추구가 얽혀 돌아가는 협동 메커니즘의 원리로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오늘날 우리는 각 개인의 이기심이 합쳐 번영을 누리지만 그 부작용으로 또한 양극화· 환경 파괴· 독점 등의 문제로 심각하다. 즉 인간
대구광역시 팔공산 자락에 안심이라는 지명이 있다. 안전이나 안보의 유사 개념인 안심은 재난이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400년 광개토대왕과 마찬가지로 927년 신라를 구원하려던 왕건은 견훤 군대에 패배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신숭겸을 비롯한 8인의 공신이 헌신해 왕건은 파군재 넘어 불로동과 반야월을 지나 비로서 안전해진 곳이 안심이다.물은 생명과 동일시된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피가 탁해진다. 고지혈증과 결석은 물론 각종 질병에 충분한 물 섭취가 특효약이다. 사람들은 물 부족과 식수의
‘2025경주APEC’ 주간이 시작되었다. 10월 31일(금)부터 11월 1일(토)까지 진행되는 회원국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 만사형통하고 무탈하길 간절히 축원한다. 잔치준비는 완료되었다. 완벽한 보안과 안전 그리고 순조로운 회의 진행을 위해 정부, 경상북도, 경주시 그리고 APEC준비단에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불철주야 애쓰시는 실무진들과 자원봉사단, 그리고 경주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공들인 잔치에 흠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손님맞이에 정성을 쏟는 화룡점정(畵龍點睛)만 남았다. 마지막까지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
지난번 칼럼에서 우리는 추석을 맞이하여 디아스포라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해보았다. 모국을 떠나 타지에서 동족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주민을 의미하는 말이 디아스포라였다. 대표적으로 중국화교, 유대인, 스코틀랜드인들을 들 수 있지만, 우리 민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이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필자 역시 타국의 삶을 다소간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이들의 애환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여 지난 칼럼의 지면을 이용하여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그 이후 우리 사회를 발칵 되짚어 놓은 사건이 공개되었다. 보다 나은 삶을 찾아 과거 조국을
최근 미·중 간의 기술패권 전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 중심에 놓인 것은 단연코 AI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는 미국의 AI산업이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중국에서 현재 어떤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듯하다.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육성 현황은 첨단산업 혁신, 정부 주도 정책, 그리고 글로벌경쟁력 제고라는 세 가지 주요 축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발표 이후 2030년까지 AI 강국 도약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담화문이 화제다. 전후 80주년을 맞아 발표된 이번 담화문에서 그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1930년대 일본이 왜 군국주의로 빠져들고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되었는지를 당시 정치와 사회의 구조적 관점에서 뼈아프게 되돌아보고 있다.그는 일본이 전쟁으로 나아간 원인으로 당시 정부와 의회, 언론의 문제점과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 결여 등 여러 요인을 상세하게 분석하면서, 특히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보다 정신적·정서적 판단이 중시된 결과, 국가의 방향을 그르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감정과
역사에서 보면 정치적 희생으로 억울한 죽음이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대(當代)에는 나름 법과 원칙을 지켰다고 보지만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저지르는 오류나 착오로 희생당한 경우가 더러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욕심과 과욕이 부른 업보(業報)가 많다. 획죄어천 무소도야(獲罪於天 無所禱也·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데가 없다)라고 했듯 결국 죄(罪)는 지은 대로 가고 공(功)은 닦은 대로 간다는 옛말이 맞다 는 것을 살아보면 실감이 간다.지은 죄 대가로 억압의 몸이 되었다면 그 속에서도 나름 배우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역사
국가균형발전 르네상스를 선도할 정책의제의 설정이 한창이다. 5극3특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수도권 내부의 불균형도 치유해야 한다. 잘나가는 서울이지만 강남과 강북의 격차가 심하고, 경기도는 경기북부의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해야 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나 인천광역시와 경기북부를 결합한 경인특별시 구상이 제기된 이유다.한수이북을 대표하던 의정부시는 1980년대까지 경기남부의 맹주인 수원시와 마찬가지로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서울의 독주가 심화되고 경기남부의 과밀화가 촉진되며 중심지 기능을 상실했다. 수도권 도시가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대회가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오른쪽에는 리창 중국 총리, 왼쪽에는 또럼 베트남 서기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자리했다. 주목할 점은 우(右)리창과 좌(左)또럼의 자리 배치다. 외교에서 의전은 의전 자체가 외교이다. 중국 총리 리창이 김정은 옆자리에 앉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베트남 서기장 또럼이 메드베데프보다 가까이 배석된 것은 의외였다. 중국 천안문광장에서 개최된 전승 80주년 열병식에 시진핑 주석 좌우로 김정은과 푸틴이 자리한 것을 고려하
고대 그리스어로 디아스포라(Diaspora)는 파종(播種)을 의미한다. 씨를 뿌린다는 의미인데 언뜻 제목만으로는 새로운 희망 정도로 여겨지지만 디아스포라라는 의미는 이후 아픈 역사의 단면을 대변하게 된다. 현재는 모국을 떠나 타지에서 동족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주민을 의미하는 말이 디아스포라라는 말이다. 중국화교, 유대인, 스코틀랜드인들이 대표적이다.미국은 이러한 디아스포라가 이룬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디아스포라의 원조는 아마도 필그림(pilgrim)들일 것이다. 필그림들은 영국 국교회에서 분리된 청교도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