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슈는 서울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심화 일 것이다. 서울 수도권은 거래량도 증가하고 가격 상승세도 이어갔지만 지방 부동산시장은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며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서울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며 지방은 2중고를 겪고 있다.대구는 지역에 아파트가 입주시장은 지난 몇 년간 공급우위시장이 이어 졌지만 올해부터 물량적 측면에서 수요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구 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연말까지 1만2천7백여 세대가 입주
“에세이를 쓰는 것은 꽁지를 까딱거리는 새의 발밑에 다정하게 밑줄을 그어 주는 일 같다. 에세이를 쓰다가 백지 위에 찍힌 글자들을 보면 새의 발자국을 닮았다.” 변희수 시인의 에 실린 글 일부이다. 새의 발밑에 다정하게 밑줄을 긋듯 새의 발자국을 닮은 그의 글 몇 곳에, 아래와 같이 참견하고 싶었다. … ‘조금 더 걷고 싶으면 이쪽 길도 있어요!’ 꽁지를 까딱거리는 새를 향해 손짓하고 싶었다.“본명은 이미 본래적이다. 아무런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벌써 최종적인 무엇에 닿아 있는 느낌이 있다. 대신 필명은 늘 개척해
연탄불 가는 일은 갓 시집온 새댁 몫이었다. 낯설고 힘들었다. 다 탄 연탄이 들러붙어 속을 썩였다. 부엌칼로 떼려다 재가 깨지면 아수라장이 됐다. 가스를 마시지 않으려 숨을 참고 참다 눈물을 쏟았다.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 연탄을 갈아야 했다.“시어머니와 남편이 방에서 편히 드라마 보는 동안 연탄 아궁이 앞에 앉아 얼마나 많이 꺽꺽거렸는지 모른다.”수필가 박은희 씨는 ‘내 기억 속의 연탄’에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처럼 기억을 풀어 놓는다. ‘방을 따뜻하게 데워 주어야 할 연탄은 내 마음을 싸늘하게 식히는 무기 같은 존재였다.’ “방 따
대구와 광주 정치권이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손을 맞잡았다. 달빛동맹 양 지역 국회의원들은 24일 국회에서 ‘정부 주도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 개정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은 단순한 지역 현안 논의를 넘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안보 인프라를 지방에 떠넘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구갑)과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구을)이 여야를 넘어 공동 주최자로 나선 것도 이 문제의 성격이 지역 갈등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을 넘어선 ‘국가적 과제’임을 보여준다.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외교 순방 전용기 내 대통령실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기반으로 우리끼리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으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해 순방 외교가 마무리됐다. 지난 6월 초 취임한 뒤 6개월 가까이 총 5차례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올해 외교 무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성공적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
‘반쪽이’ 이야기는 태기를 바라며 치성하던 한 집에 스님이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주를 청하는 승려에게 안주인이 쌀을 내주자 승려가 오이 세 개를 건넨다. 오이를 다 먹으면 아들 셋을 낳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안주인은 오이를 먹는다. 오이 두 개를 먹었을 즈음 남편이 돌아온다. 이후 아내는 남편과 남은 오이를 나누어 먹는다. 안주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을 낳는다. 그런데 마지막 오이를 나누어 먹은 탓인지 막내아들은 형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이후 사냥꾼이었던 남편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비극이 일어난다. 아들들은 아버
얼마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영주비전경제연구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을 순회하며 신간인 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바쁘신 분들이라 간결하고 입체적인 설명에 주력했다.내가 동원한 은유는 삼박자의 균형을 중시하는 트릴로지다. 잘나가는 도시란 발전의 구성요소인 양·질·격이 보완관계를 형성하듯이 활력·행복·매력이 조화된 곳이다. 보다 직설적 화법을 동원하면 일자리·유대감·브랜드의 삼중주다.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은 구조·제도·행위 방법론에 기반해 트랜드 포착, 공동체 구축, 리더십 구현에 주목했다. 형성·집행·평가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3년 9개월.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원하면 영토를 내놓으라”는 ‘종전안’이 제시됐다. 한때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지만 ‘부다페스트 각서’에 서명하며 무장을 내려놓은 나라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핵을 포기하면 안전을 보장하겠다’던 국제사회의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됐다.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는 말할 것도 없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돈바스 전역을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동부의 일부 요새 지역까지 내어주라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유엔 체제가 세운 ‘무력에 의한 영토 획득 금지’ 원칙이 이미 수
경북 농어촌의 인구 구조는 이미 한계선에 도달했다. 영양·봉화·청송 등 다수 시·군이 인구감소율과 고령화율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공동체 유지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다. 그러나 정책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이번 시범사업에 경북에서는 영양군이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발표 직후 일부 인구 전입이 증가하는 등 단기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재정 여건은
청년 고용 절벽이 강고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20~39세 임금근로 신규 채용이 240만8000개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최저다. 불과 1년 새 12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졌다. 2018년과 비교하면 50만 개가 증발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만 8만 개가 감소하며 전체 하락분의 70% 가까이 차지했다. 청년층이 사회로 진입하는 통로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최근 정부는 대기업과 함께 ‘채용 확대’를 공언해 왔다. 그러나 정작 청년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정기채용에서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정치는 저울과 닮았다. 어느 한쪽 끝에 무게가 과도하게 실리면 저울은 흔들리고 그 흔들림은 결국 양쪽 모두에게 불안으로 되돌아온다. 문제는 어떤 세력이 더 무겁냐가 아니라 왜 모두 끝단에 서서 서로를 끌어내리는 데 힘을 쓰는가이다.극단으로 치우친 무게는 언제나 균형을 잃게 만들고 그 균형 상실이 깊어질수록 반대편의 복원력도 강해진다. 저울이 기울어질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양쪽이 아니라 중심이다. 중심이 흔들리면 저울은 존재의 의미를 잃는다.극단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승패는 갈릴 수 있어도 중심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승자
장판파 골짜기 바람은 사나웠다. 백마 위에 앉은 그의 도포와 수염이 날린다. 죽은 군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입은 흰 도포에는 선혈이 낭자하다. 상대는 조조의 50만 대군. 적진을 응시하던 조자룡이 두 눈을 부릅뜬다. 백마가 유령처럼 날아오른다. 창이 신들린 듯 바람을 일으킨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강을 만든다.단기필마, 그의 앞에 적장들이 차례로 쓰러졌다. 조조가 총애하는 하후은이 길을 막았다. 조조의 천하명검 청홍검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2합도 겨루지 못하고 하후은이 쓰러졌다. 조자룡 품에는 그가 구해낸 주군 유비의 아들 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북극해와 캘리포니아 연안을 포함해 미국 국토의 절반 규모에 가까운 해역에서 신규 석유·가스 시추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 내무부가 20일(현지 시간) 미 해역 13억 에이커, 약 526만㎢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에서 최대 34건의 광구 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에너지 패권 강화 전략이 본격 가동된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가진 미국조차 장기적 에너지 안보를 위해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대한민국은 선진국 가운데 손꼽히는 자원 빈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다시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세 건의 사망·중상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장을 전격 보직 해임하고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TF’를 가동하는 등 초강수 인사 조치에 나섰다. 책임을 묻고 안전 경각심을 되살리려는 조치이지만 반복되는 인명 사고를 고려하면 근본적 안전혁신이 절실하다.지난 20일 사고는 야외 슬러지 청소 작업 중 작업자 3명이 유해가스에 노출돼 심정지 상태에 빠진 사건이다. 지난 5월과 3월에도 포항제철소에서는 유형이 다른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은 제12조의2에서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경제적 이익의 부당요구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원사업자가 협찬금, 장려금,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경제적 이익을 하도급계약 이행 단계에서 부당하게 요구하더라도 수급사업자로서는 이를 거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이로 인해 수급사업자의 자금운용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
지난 금요일 밤은 미국 옵션 만기일이었다. 시장은 초입부터 두려움이 짙게 깔렸다. 금리도, 실적도, AI 수요도 불확실한 가운데 작은 소문 하나에도 지수는 과하게 흔들렸다. 단순한 걱정을 넘어서 시장이 예민한 공포의 문턱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다.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억지로 긍정적인 신호를 찾다 보니 작은 변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라클 CDS 프리미엄이 아주 미세하게 내려앉은 것이다. 11월 초 80에서 114까지 단숨에 치솟던 지표가 처음으로 멈칫했다. 이 조그만 숨 고르기가 시장을 안정시키진 못하지만, 가뭄의 빗방울처럼 한순
추위가 시작되면 난방기기는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된다.그러나 따뜻함을 위한 선택이 어느 순간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되기도 한다.특히 의성군처럼 고령 인구가 많고 주거 환경이 오래된 지역에서는 난방기기 사용 증가가 곧 화재 발생 가능성의 확대와 직결된다.겨울철 화재는 단순한 계절적 현사가 아니라, 지역의 구조적 여건이 만든 예측 가능한 위험이다.최근 5년간 경북지역에서는 총 1만488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이 중 부주의가 44%, 전기적 요인이 20%로 확인되며 일상 속 작은 실수와 관리 부족이 대부분의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전국 릴레이 파업에 들어갔다.14년째 반복되는 ‘급식 파업’은 이제 교육현장의 연례행사처럼 굳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고 있다.“왜 우리의 영양을 담보로 투쟁을 하느냐”는 학부모의 항의,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의 불만이 반복되지만 갈등은 해마다 똑같은 자리에서 되돌아온다.노조는 처우개선을 위해 싸운다지만 교육의 본질적 수혜자인 아이들이 상처받는 방식이 과연 지속가능할까.문제의 핵심은 파업 여부 자체보다 파업시 학교가 최소한의 급식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데 있다.현행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시인 이육사의 시 ‘청포도’에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함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기다림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청송에도 이와 같은 상징이 있다. 바로 ‘사과’다. 사과 수확이 마무리되는 늦가을, 청송은 한 해의 결실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올해 봄, 청송은 대형 산불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다. 울창한 산림과 생활 터전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고 지역사회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군민과 공직자가 함께 복구에 나서며 청송은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공동체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의 다문화 배경 학생 수는 지난 10년 새 2.5배로 늘어나 올해는 20만2208명이라고 한다. 같은 교실에서 국적과 언어, 문화가 다른 학생을 만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지만 이를 지원할 교사와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다문화교육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이자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인데 변화 속도에 비해 학교의 준비는 더디기만 하다.세계는 하나의 학교이고, 다양한 문화는 우리 모두의 교과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사의 역량 강화다. 다문화 학생을 이해하고 지도할 전문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