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밴 습관은 쉽게 고칠 수 없다. “오래된 습관은 성격이 되고 성격은 행동으로 나타나며 행동은 그 사람의 운명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마휘처럼 습관은 자기도 모르게 드러나는 법이다.
우리 정치인들에겐 오래전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버릇이 있다. 자기현시와 선거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생긴 버릇이다. 그 때문에 카메라 플래시 받는 일이라면 사족을 못쓴다. 사진 찍히기 좋아하는 버릇 때문에 구설수에 올라 낭패를 보는 국회의원이 많다. 1997년 KAL여객기 참사 현장인 괌의 니미츠힐을 찾은 여당 의원들이 수습되지 않은 시신들이 깔려 있는 사고비행기 동체 부분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한 사진이 공개돼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도 사진 촬영 망신살이 국민을 화나게 했다. 천안함 실종장병을 구조하려다 숨진 고 한주호 준위 장례식에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빈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무례를 연출, 국민의 비난이 빗발쳤다.
고인에 대한 애도의 물결을 망각한 촬영 사고가 최근에 또 발생, 국회의원의 품성을 먹칠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손혜원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엄지척 기념촬영’을 해 국민을 화나게 했다.
정치인들이 몰상식적이고 해괴망측한 일로 국민의 분노를 사는 것은 비단 장례식장 뿐만 아니다. 때와 장소도 가리지 못하는 하류들이 무슨 정치한다고! 한심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