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TK특위 2차 회의, 대구-구미시 이견 못 좁혀···관련부처 기존 입장 되풀이 알맹이 없는 토론으로 끝나

더불어민주당 TK특위가 24일 대구를 찾아 취수원 이전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앞서 권영진 시장을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대구지역 최대 현안 사업 중 하나인 취수장 이전 문제가 정부 여당 지역 특위가 나서 토론회까지 열었지만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취수장 이전 문제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대구의 74%를 공급하고 있는 수돗물은 법정 기준치 이내지만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 등 미량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구미 상류 지역에 위치한 해평취수장은 검출되지 않지만 구미공단을 거치면서 낙동강 물을 취수하는 대구 매곡·문산 정수장에서 정수 후에도 꾸준히 검출돼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돼 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구시와 구미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9차례 회의를 열고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양 시는 취수원 이전에 따른 낙동강 수량·수질 변화로 구미경제 영향 문제 등 여러 가지 우려 사항에 대한 검토를 국무총리실에 공동 건의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2월 국무총리실 등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구미를 찾아 양 시의 입장 및 의견을 들었지만 여전히 양 시의 합의가 먼저라는 입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결의 실마리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민들은 지난 6월 국무총리가 강정고령보를 찾았을 때도 양 시의 합의만 강조, 실망감을 안겼다.

취수장 이전 문제가 대구지역 현안 문제로 부각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특별위원회(이하 TK특위)가 대구취수원 이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TK특위는 24일 대구시청 별관 회의실에서 홍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환경부·국토부 관계자, 대구와 구미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취수원 이전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는 오현제 대한상하수도 학회장이 취수장 관련 현황을 설명했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요구했다.

신경섭 대구시 녹색환경국장도 물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전의 당위성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 국장은 “대구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댐이 아닌 곳에서 물을 받는다”며 “이전을 통한 수질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가 당사자끼리 해결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정부의 중재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종호 구미시민관협의회장은 이전보다 낙동강 수질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윤 회장은 대구 수돗물이 정말 위험하다면 이전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재하면서 구미공단이 낙동강을 오염시킨다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양 시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토부 및 환경부 관계자들은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의 소극적인 입장만 반복, 실망감을 안겼다.

토론 자체가 난항을 겪자 여당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제시했다.

이원우 의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용득 의원도 지금까지 정부와 국회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논의가 진행되면서 뚜렷한 합의점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별다른 진정사항 없이 공동 건의문에 담긴 내용을 추진하자는 선에서 토론의 마무리됐다.

홍의락 의원은 “공동건의문에서 수질 검사 등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시간만 낭비할 게 아니다”며 “종합적인 대책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은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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