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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블링과 나이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록일 2017년08월28일 19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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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람은 오락을 좋아한다. 그 오락 중에는 여러 명이 모여서 그냥 노는 것도 있지만, 금전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놀이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겜블링(gambling) 또는 도박이라고 한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그냥 오락보다는 겜블링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가장 처음 생긴 직업이 사행업일 수도 있다. 형법 제246조 제1항에서는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도박죄로 처벌하고 있고, 그 단서에서 ‘다만,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여 처벌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법원도 공영주차장 관리사무실에서, 면식 있는 사람들과 카드 52장을 사용하여 1회에 1천 원 내지 4천 원을 걸고 30여 회에 걸쳐 속칭 ‘훌라’라는 도박을 한 사안(부산지법 2008. 1. 28. 선고 2007고정4739 판결), 각자 1천 원 내지 7천 원을 판돈으로 내놓고 한 점에 100원짜리 속칭 “고스톱”을 한 경우(대법원 1990.2.9. 선고 89도1992 판결), 외판원들이 많아야 한 달에 두 번 정도씩 전부 10여 회에 걸쳐 1점에 100원씩 또는 3점에 500원으로 하고 2점이 올라갈 때마다 500원씩이 추가되는 방법으로 소위 고스톱이라는 돈내기 화투놀이를 함에 있어서, 1인 준비한 돈은 1만5천원 정도였고 딴 돈으로는 술이나 안주 등을 사 먹었는 경우(서울형사지법 1988. 3. 3. 선고 87고단7075 판결) 등은 도박의 시간 및 장소, 도박자의 직업, 판돈의 규모,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하여, 위 행위가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하여 도박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특히 대법원은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도박행위를 처벌하지 않은 이유를 재물의 경제적 가치가 근소하여 건전한 근로의식을 침해하지 않을 정도이므로 건전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없는 정도의 단순한 오락에 그치는 경미한 행위에 불과하고, 일반 서민 대중이 여가를 이용하여 평소의 심신의 긴장을 해소하는 오락은 이를 인정함이 국가 정책적 입장에서 보더라도 허용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6351 판결)고 하여 여가 이용과 긴장해소 오락은 정책적으로도 허용된다고 하고 있다. 지금도 경로당에 가면 어르신들이 화투를 치고 있는 곳이 많다. 화투의 종류도 민화투, 육백, 나이론 뻥, 두장문, 고스톱 등 여러 가지이다. 심지어 아도사키라는 것도 있는 모양이다. 이러한 겜블링에는 개인들이 모여서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공기업 등에서 주도적으로 사행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등도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민법상 미성년자의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인하하는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는데, 그중에서 경마, 경륜 등의 투표권을 미성년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나이로 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경마, 경륜, 경정의 투표권은 미성년(20세 미만)은 구입할 수 없고, 학생은 만 20세 이상이라도 구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경마는 예외). 복권은 연령 제한이 없고, 빠칭코는 18세 이상이라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7월에 민법상 미성년의 나이를 20세 미만에서 19세 미만으로 인하한 바 있다. 그 당시 경륜·경정법 상의 승자투표권 발매제한이나 한국마사회법상의 마권 구매 제한을 미성년자로 하고 있었는데, 민법 개정 당시 미성년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나이 20세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논의도 없이 계속하여 미성년을 기준으로 하였다. 그런데 주택복권은 1969년, 로또복권은 2002년, 스포츠 토토는 2001년 축구토토가 처음 발매된 후 농구, 야구, 골프, 씨름, 배구 등 모두 6개 종목에 대하여 가능하여 겜블링업이 활발하다. 특히 복권이나 스포츠 토토 등은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18세 미만)에 대하여 복권 구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제 경마, 경륜 등 도박적 성격이 짙은 경우와 복권 등 옅은 경우로 구분하여 그 구입에 관한 제한을 미성년 등 개념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나이로 제한하는 것이 좋은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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