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 "불법투기 많이 줄어"···내년 전체 동에 1대 이상씩 설치
반대로 10m 떨어진 전봇대는 말끔했다. 20ℓ와 50ℓ짜리 봉투에 넣은 쓰레기가 가지런히 버려져 있었다. 두 곳의 차이는 불법 쓰레기 투기를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다. 주민 최가영(22·여)씨는 “감시의 눈길이 없는 곳의 경우 저녁이 되면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나와 엉망이 된다. 악취까지 더해 고통스럽다”면서 “이미 지쳐버려서 북구청에 민원을 넣는 일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대학가 원룸촌 주변이 불법으로 버린 쓰레기로 넘쳐나자 구·군마다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데, 북구청이 묘안을 짜내 눈길을 끈다.
북구청은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아침에 처리하는 문전 수거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불법투기가 더 극성을 부린다. 실제로 2015년 1천165건, 2016년 1천336건, 올해 1~7월에만 738건이다. 월평균 100건 정도가 적발되며, 3년간 평균 건수는 줄지 않고 있다. 대학생이 과태료를 부과받은 건수도 전체 건수의 60%에 이른다. 북구에는 경북대, 영진전문대, 대구과학대, 대구보건대 등 대학만 4군 데가 있고, 주변에 원룸 등 다세대주택이 밀집해있다.
강구윤 북구청 환경미화 담당은 “쓰레기 처리 방식을 잘 모르는 외국인 학생까지 가세하다 보니 대학가 원룸촌 쓰레기 불법 투기가 도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면서 “2014년부터 고정식 CCTV 90대를 설치했지만, 오히려 CCTV가 없는 곳에 쓰레기가 쌓이는 풍선효과만 나타났다”고 했다.
북구청은 이런 특성을 반영해 묘책을 짜냈다. 바퀴를 달아 이곳저곳 옮길 수 있게 만든 ‘이동식 CCTV’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이동식 CCTV는 고정식보다 2배 정도 비용이 더 들지만, 수시로 위치를 바꿀 수 있어서 고정식 3대 역할을 해낸다”면서 “내년에는 북구 전체 23개 동에 1대 이상씩 설치해 대학가 원룸촌부터 깨끗한 거리로 만들어 북구 전체가 쓰레기 투기 없는 도시로 변화시키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