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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독선의 업보

경북일보 kb@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9월14일 18시52분  
독수리 한 쌍이 떡갈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그 때 두더지가 “그 나무는 뿌리가 썩어 곧 쓰러질 것이니 다른 데로 이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두더지 따위가 날짐승의 왕인 자기 일에 참견한다면서 두더지의 충고를 무시했다. 며칠 후 사냥을 나갔다가 돌아온 독수리는 소스라쳤다. 쓰러진 떡갈나무 밑에 아내와 새끼들이 무참히 깔려 죽어 있었다. “내 오만 때문에 이런 참사를 당하다니…” 독수리는 장탄식했다.

‘독선과 아집의 역사’를 쓴 바바라 더크먼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역사는 “3천 년 동안 이어진 바보들의 행진”이라 했다. 인간은 우주를 정복하는 등 각 분야에서 눈부신 업적을 쌓아 왔지만 통치의 영역에서만은 3천 년 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실정(失政)의 원인으로 폭정, 야심, 타락, 독선 4가지로 분류했다. 그 중 독선은 시공을 초월하여 등장하는 보편적 현상으로 군주제나 민주제 등 정치제도와 관계없이 반복돼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했다.

더크먼은 역사적인 독선의 실 예로 트로이 전쟁을 들었다. 목마를 성 안으로 끌어들여 멸망을 자초한 것은 고집불통 통치자의 독선 때문이라고 했다. 또 18세기 식민지 대륙인 미국은 독립을 원하지 않았고, 단지 대표권만 요구했을 뿐인데도 영국이 억압정책으로 일관, 결국 식민지를 잃고 만 것도 국왕 조지3세 등 영국 위정자들의 독선이 원흉이었다고 지적했다. 더크먼은 독선을 피하기 위해선 역사에서 지혜를 터득해야 하는데 독선에 빠진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기를 거부하는 아둔함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자찬에 대해 “어떤 국민이 그렇게 인정하느냐”며 “벌써부터 상당히 오만기가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새 대표의 제1성이 “문재인 정부가 오만과 독선에 빠진 모습이 보인다”며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 선명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낙마는 독선과 오만의 업보다. 높은 지지율 도취에서 못 깨어나면 더 큰 낭패를 당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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