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63.4% 이상 직원 채용 때 성별 고려···차별 수준 심각
대기업·중소기업 順···직무·신체 조건·조직 문화 등 이유

양성평등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60%가 직원 채용 시 남녀차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3배가량 유리한 것으로 확인돼 채용시장에서의 성차별이 여전해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30일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 17, 18일 이틀간 기업 23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4%가 채용할 때 성별을 고려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이 77.8%로 가장 많았으며, 중소기업(63.5%)·중견기업(55.6%) 순서였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78.8%(복수응답)는 ‘성별에 더 적합한 직무가 있어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으며, ‘야근, 출장 등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21.2%)·‘성별에 따라 우수한 역량이 달라서’(9.3%)·‘기업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해서’(8.6%)·‘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서’(6.6%)·‘조직 내 성별 불균형을 막기 위해’(6%) 등도 한몫했다.

다만 25.8%만 모든 채용에서 성별을 고려할 뿐 나머지(74.2%)는 일부 직무에 한해 제한적이라 답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채용시장에서 남녀차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채용할 때 유리한 성별에 대해 74.2%가 ‘남성’을 선택한 반면, 여성은 25.8%밖에 되지 않아 3배 정도 차이 났다.

이는 남성이 유리하다고 답한 기업 중 86.6%(복수응답)가 ‘남성에 적합한 직무가 많아서’를 이유로 들었으며, ‘신체조건 등 타고난 강점이 있어서’(28.6%)·‘근속 가능성이 더 높아서’(12.5%)·‘조직 적응력이 더 우수해서’(10.7%)·‘보유 역량이 더 우수해서’(8.9%)·‘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있어서’(8.9%) 등도 원인으로 선택했다.

남성을 선호하는 직무로는 ‘제조 및 생산’(40.4%·복수응답)이 1위였으며, ‘영업 및 영업관리’(32.5%)·‘구매 및 자제’(17.9%)·‘기획 및 전략’(17.9%), ‘연구개발’(15.2%), ‘IT 및 정보통신’(9.9%), ‘인사 및 총무’(9.3%) 등이 뒤따랐다.

반면 여성을 선호하는 직무는 ‘재무 및 회계’(5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인사 및 총무’(30.5%)·‘디자인’(21.9%)·‘서비스’(18.5%)· ‘광고 및 홍보’(16.6%)·‘마케팅’(13.2%)·‘영업 및 영업관리’(7.3%) 등이었다.

한편 기업은 채용할 때 성별을 고려하고 있지만, 정작 성비에 맞춰 선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4.3%나 ‘필요하지 않다’라고 답해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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