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목씨 제4회 경북일보문학대전 금상

최종건 작.
외줄 위 한 잎, 영토가 광활하다

펄에 뿌리박고 뭍으로 줄기 밀어 올려

우레에 아픈 잎새 청약잎이 벌판이다


삼족오 깃발 세우고,

산맥너머 초원으로 군마 달리던 땅이다

새벽마다 펄펄 펴는 향기 진한 홍련백련

어느 왕조가 건져 올린 우리 얼인가


줄기 위의 잎사귀에 그늘이 진다


넓고 큰 잎에 요동이 진다

백가쟁명 해법들에 분단이 울고 진다


*요동 : 요하의 동쪽, 고구려의 옛땅



▲ 최규목
약력

△1998년 대구문학신인상, 시와반시로 발표

△대구예술인상 수상

△영남대학교 예술문화디자인대학원 예술행정학과 졸업

△현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현 대구한의대학교 겸임교수

△전 영남대학교 예술문화디자인대학원, 경주 동국대 불교대학원

외래강사

△전 대구방짜유기 박물관소장

△시집 ‘샛강에서 자맥질하다’


수상소감

"시는 내 삶을 삶 되게 하는 바이러스"

하루를 소화하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마음 한켠이 우울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삶의 수레를 언제 굴리지 않아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반복되는 삶의 지루한 일상을 접고 고향 인근에 조그만 한 흙집을 짓고 생을 좀 더 알차게 살았으면 하는 꿈을 꾼 적이 한번 두 번이 아니지만 나는 오늘도 이 나선 도시에서 출근도하고 가끔은 정한 시간에 퇴근도 하면서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전화가 왔다.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금상을 받게 되었으니 프로필을 보내란다. 시란 내 삶의 일부로 오랜 창작의 시간을 보내기는 하였지만, 과연 내가 시인으로 치열 생을 살아왔고,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반문해본다. 그러나 내게 시를 쓰는 연유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유년에서부터 지금까지 나로 인하여 아파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죄의식, 아니 무생물에 대해서도 경건한 기도를 올려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유년시절 학교를 파하면 물총새의 서식지를 찾아 구멍을 마구 쑤셔 깨어진 알을 꺼내어 버리던 일, 배가 고프면 나무를 타고 올라 두루미 알을 꺼내어 일그러진 냄비에 삶아 허기진 배를 채운 기억들. 부화되지 못한 생명들이 우리들에 의하여 짓밟히고 가을 어느 날, 식솔도 없이 남으로 날아가는 새떼를 보면서 그 지워지지 않는 죄의식은 은빛 고기떼가 갈매기를 몰고 다니는 연평도의 참호 속에서도 종양처럼 매달려 꿈속에서 새떼에 의하여 마구 쪼이다가 잠을 깨곤했다. 경북일보는 그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문학, 그러나 다양한 콘텐츠의 발달로 위기에 있는 문학을 살려내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왔다. 관계되는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부족한 작품을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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