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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포항 강진 후 두번째 휴일, 죽도·구룡포 시장 가보니

"과메기 장사 25년째···올해처럼 장사 안된 적 처음"

순회취재팀 김재원·정승훈 기자 route7@kyongbuk.com 등록일 2017년11월26일 20시32분  
지진으로 관광객이 끊기며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지진 후유증이 경주에 이어 포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사진은 지진이후 두번째 주말을 맞은 죽도시장.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경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던 지진 후유증이 포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포항에서 5.4 규모 지진이 발생한 이후 두 번째 주말을 맞은 26일 죽도시장은 제법 북적이는 듯 보였다.

본격적인 김장철인 데다 대형마트 의무 휴일이기 때문인지 제법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상인들은 여전히 손님이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주말마다 60~70대씩 죽도시장을 찾던 관광버스는 4~5대 수준으로 줄었고 예약 취소 전화만 간간이 걸려왔다.


특히 시장을 둘러보며 과메기, 대게, 가자미, 건어물 등 각종 수산물을 사가던 관광버스 손님이 끊기면서 죽도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또 횟집을 들르는 손님들이 줄자 식당에 재료를 공급하던 채소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서영기 씨는 “예약손님 중 80~90%가 취소됐다”며 “평소 평일에는 15~20팀 정도 식사하는 데 오늘은 하루 종일 2명 봤다”고 털어놨다.

배달주문도 급감해 과메기 철을 맞아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해야 할 시기임에도 전화기는 잠잠하기만 했다.

김외준 씨는 “작년 이맘때면 과메기 20박스(200개) 정도 팔았는데 지금은 10박스도 다 못 판다”면서 “작년보다 60% 이상 감소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게다가 배달주문이 줄면서 과메기와 함께 팔리는 배추, 파, 마늘, 고추, 미역 등의 매상도 반 이상 감소했다.

주말특수를 누리던 영일대해수욕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예년 같으면 겨울 바다를 보러 온 이들로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관광명소지만 이날 낮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세훈(41) 씨는 “지난 토요일에도 전체 20여 개 테이블 중 절반 정도만 간신히 채웠다. 평소였다면 낮부터 손님이 차는데,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숙박객도 크게 줄었다.

해수욕장에 위치한 한 모텔의 업주는 “주말이면 사철 내내 비수기 없이 만실인데, 지진 후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 호텔 전용진 실장은 “대학교나 기업 등 단체 투숙객의 예약 취소가 많았다. 평소 대비 20%가량 줄어든 상태다”고 말했다.

과메기의 본산이자 포항 대표 관광지라 할 구룡포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나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한산했고,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과메기 직판장을 찾는 발길도 뜸했다.
지진으로 관광객이 끊기며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지진 후유증이 경주에 이어 포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사진은 지진이후 두번째 주말을 맞은 죽도시장.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포항시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전 주말인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호미곶광장을 찾은 이들은 8천 300여 명에 달했지만, 지진 후 첫 주말인 18~19일에는 3천 600여 명으로 급감했고 평일인 23일에는 불과 400여 명에 그쳤다.

과메기 상인 김재일(60) 씨는 “구룡포에서 과메기를 판 25년 동안 올해처럼 장사 안되는 건 처음”이라며 “직접 가게를 찾는 고객은 80% 가까이 줄어들었고, 전국에 보내는 택배 물량도 덩달아 30% 가까이 줄어든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김영헌 이사장은 “조합원들은 지진 이후 관광객이 70%가량 줄어들었고, 과메기 소비도 그만큼 급감한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며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지역 경제를 위해 제철 과메기를 맛보러 다시 들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역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제철 특산물을 찾아 포항의 어려움을 덜어 달라는 호소에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이제 안전하니 전국에 계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며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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