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온 열수 활용 터빈 구동 발전설비’ 기술·노하우 자체 보유
건설·운영방식 연관 없지만 지진 논란 일자 투자여부 고심 중

11.15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지진 유발 요인중 하나로 논란이 가속되고 있는 포항지열발전 실증사업에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참여한 것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28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열발전 실증연구 개발사업은 지난 2011년 클린에너지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뒤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넥스지오·이노지오테크놀로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서울대 등·포스코가 컨소시엄형태로 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 컨소시엄 참여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내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 한수원 등 에너지 관련 정부기관 및 학교, 전문연구기관이 망라돼 있다.

그러나 철강전문기업인 포스코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나올 만하다.

지열발전은 전세계적으로 화산지대 지하의 마그마에서 발생한 열로 인해 뜨거워진 지하수에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가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식이다.

지열발전은 원리적으로 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연료 연소에 따르는 환경오염이 없는 클린에너지로 불린다.

그러나 포항지역은 화산지대가 아닌 곳에서 실증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지난 2012년 본격적인 시추작업이 시작된 뒤 2015년 주입정(4천348m), 2016년 11월 생산정(깊이 4천362m)굴진을 완료하고 올들어 상부 지상플랜트를 완공한 상태다.

포항지열발전소는 통상적인 지열발전소가 지하 마그마에 의해 달궈진 지하수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주입정을 통해 투입된 물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터빈을 돌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다른 컨소시엄 참여기관들과는 달리 지열발전 건설 및 운영방식에서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런 데도 포스코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중저온(80℃~200℃) 열수를 활용한 터빈 구동 발전설비’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지열발전소 생산정의 지하온도가 174℃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포스코의 ‘중저온(80℃~200℃) 열수를 활용한 터빈 구동 발전설비’기술 및 노하우가 딱 들어 맞았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10년 이 사업에 대한 제안을 받은 포스코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올 1월 착공, 6월에 완공한 지상발전플랜트 설비에 대한 설계 및 시공, 운전분야를 맡았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생산정 굴진이 완료됨에 따라 올 1월부터 지상발전플랜트 공사에 들어가 6월말 완공했지만 생산정 배관 일부 손상으로 인해 실제 가동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포스코의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타 지열발전소 건설 사례와 비교할 때 전체 사업비(433억원)중 민자사업비 248억5천만원의 절반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열발전 건설사업은 크게 증기가 발생할 수 있는 지하저류층까지 뚫는 시추공사와 지상발전플랜트 공사의 비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합동조사반을 꾸린 가운데 정확한 진단이 나올 때까지 전체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포스코 역시 포항 지진으로 인해 논란이 계속되자 이 사업에 대한 계속 투자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항시는 포항지열발전소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자 최근 “지열발전연구소가 포항 지진의 요인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이에 따르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