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지난해 7억3천700만t 과잉 생산···중국 가장 많아
생산 능력 확장 현실화로 2020년 심화 예상···대책 시급

중국이 지난해부터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 세계 철강공급 과잉물량이 7억3천7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전 세계 철강생산량 16억t의 45%수준이 이르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갔던 중국이 1억t이상 감산했으므로 더 이상 중국만 희생을 감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현상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철강 글로벌 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량은 7억3천700만t으로 돼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철강수출은 중국이 1억750만t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4천50만t)·러시아(3천110만t)·한국(3천50만t)·유럽연합(EU·2천910만t)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 사태가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33개국이 참여해 ‘철강 글로벌 포럼’을 출범시켰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럼은 지난달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어 공급과잉 현황과 해결 방안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채택했지만 이 자리에서 중국은 ‘2016년부터 구조개혁을 통해 과잉 생산능력을 1억t 이상 이미 줄였다’며 나머지 국가들의 노력없이 더 이상 중국만 희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런 가운데 33개 포럼 회원국의 철강 생산능력이 20억3천140만t에 달하고 있는 데다 주요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장이 현실화되면 오는 2020년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국가별 생산능력은 중국이 10억7천333만t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EU(2억2천357만t)·일본(1억2천994만t)·인도(1억2천633만t)·미국(1억1천323만t)·러시아(8천787만t)·한국(8천74만t)이 뒤를 따랐다.

이들 국가중 EU(-1천178만t)·중국(-5천518만t)·일본(-270만t)은 2014년 대비 감축됐지만 인도(1천648만t)·인도네시아(120만t)·멕시코(295만t)·브라질(404만t) 등 철강신흥국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포럼 참가국들은 이 같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해소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과잉 생산능력 감축 장려 등 기본원칙에 합의를 했지만 실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이 철강관련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한 데다 중국 역시 더 이상 중국만의 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어서 철강 과잉공급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철강 과잉공급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철강사들의 대응방안 마련도 시급해 졌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강과잉공급현상과 함께 지난해 철강다소비 업종인 조선 수주절벽에 이어 올들어 사드 배치사태로 인한 중국시장 악화로 침체된 자동차산업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위기극복을 위해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물론 월드프리미엄제품(WP) 생산 및 판매 확대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 과잉해소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 사태와 철강관련 산업부진이 예상되자 산업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각종 경제연구단체들은 내년도 철강산업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을 전망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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