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석 박재석공인중개사 대표
민원이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장기 계획된 사업에 많다는 것이다. 형산강 수은 검출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불특정이라 해결이 쉬운 편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7번 국도 포항 흥해읍 우회도로의 마산평면교차로 설치와 가칭 동빈대교(이하 동빈대교)의 우방비치아파트 앞 건설 건이다. 이 건들은 피해가 주민의 피부에 직접 닿아 해결책이 쉽지 않아 보인다. 흥해읍 우회도로는 초곡리에서 흥해공고 뒤편을 지나 용천리까지 길이 6㎞ 4차선으로 건설되는 도로다. 문제는 흥해 마산사거리에서 용연저수지(호리못)쪽 한동맨션 인근 도로에 8m 높이의 둑 도로와 교차 설치이다. 약 10년 전 말로만 한다고 했다가 실제 공사가 진행되니까 전망권, 농사에 영향, 마을간 격리 문제 등으로 반대 의견이 봇물 터지듯이 나온 것이다. 지금은 지역 국회의원 등의 중재로 접점을 찾는 중으로 보인다.

동빈대교 또한 다리 공사 말이 나오고 10여 년이 지난 후 공사를 한다고 해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동빈대교는 송도에서 항구동 간 고가도로 835m 포함해 약 1.4㎞ 도로를 개설하는 공사다. 주민들은 애초 알고 있는 바닷가 길(영일대해수욕장 쪽 해안로)로 연결하지 않고, 우방비치 앞(삼호로)으로 4차선 고가도로가 송도에서 항구동우체국까지 가설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대규모 주거단지 앞으로 고가도로 건설과 도로 연결은 안 된다는 주장이다. 수개월 동안 상호 접점을 찾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장기간 미뤄졌다가 이루어지는 공사는 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예산편성 될 때까지 약 10년 가까이 설(말)만 남기고, 각 주체는 남의 일처럼 그냥 묻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 시장, 전 국회의원 재임 시절 이뤄진 것이라서 사업주체, 포항시, 주민 모두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게 아닌가 싶다. 관계기관 또한, 장기간 주민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포항시는 관내 건에 대해서 주민과 소통하고, 철저히 따지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 국회의원, 시장은 바뀌어도 설치된 도로나 교량은 영원히 남는다. 잘못된 사업의 피해는 오로지 포항 시민의 몫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민원이 발생한 두 곳은 지난 11월 지진 피해 지역이다. 송도와 포항고등학교까지 액상화 현상이 발생했다. 동빈대교는 이 구간에 들어있다. 우리는 이번 지진으로 지진의 두려움과 위험을 공감했다. 사업계획 시점과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관계기관 모두는 이번 지진의 피해를 겸허히 받아들여 공사 일정에 맞추기보다 다른 안전한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고, 교량 가설 자체도 재검토해야 한다.

추위 속에서 생업을 뒤로 한 채 시위하는 시민들이 있다. 행정이 시민을 편안하게 해 주지는 못할망정 겨울 추위 속으로 내몰아서야 되겠는가. 2018년 새해에는 주민과 소통을 통하여 대형 민원이 없는 포항시의 따뜻한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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