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 美 경매서 31만 달러 낙찰
국립중앙박물관서 관리…"진주 강씨 5대 걸친 초상화 모여"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표암 강세황 후손 강노 초상화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초상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강세황 증손 ‘강노 초상’이 미국에서 귀환해 진주 강씨 5대 초상화가 모두 모였다. 이 초상화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경매에서 낙찰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한다.

김홍도와 신위의 스승이자 시·서·화에 능해 삼절(三絶)로 일컬어진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1713∼1791)의 증손자인 강노(姜㳣·1809∼1886)를 그린 초상화가 미국에서 돌아왔다.

강노 초상화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오면서 강세황의 부친인 강현(姜鋧·1650∼1733)을 시작으로 강세황, 강인(姜인<亻+寅>·1729∼1791), 강이오(姜彛五·1788∼?), 강노까지 진주 강씨 5대의 초상화가 한데 모이게 됐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 남동부 서배너에 있는 에버러드 경매·감정소에 강노 초상이 출품된 사실을 파악하고 진품임을 확인한 뒤 낙찰받아 지난 8일 국내로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강노 초상의 소장자는 서배너에 사는 미국인으로, 그는 가톨릭 교회에서 자산을 처분할 때 내놓은 그림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교회는 강노 초상을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림이 국내에서 빠져나간 정확한 경위는 규명되지 않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강현, 강세황, 강이오, 강인 초상. 문화재청 제공=연합
강노 초상의 오른쪽에는 그림에 대한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이에 따르면 강노가 70세 생일을 맞았던 기묘년(己卯年, 1879) 9월에 그려졌다.

작품 속에서 강노는 동물 가죽을 두른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이 같은 도상은 19세기 초상화 중에서는 드문 편이다.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인물의 기품과 고매한 정신이 잘 표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노는 1837년 진사시에 합격했고, 1848년 병과에 급제했다.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중용됐고, 병조판서와 좌의정을 지내기도 했다. 1883년 탄핵을 당해 경남 함양으로 유배를 떠났다가 4년 뒤 사면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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