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학예사, 30년 수집 자료 바탕 연구
시민인문강좌 ‘박영달과 청포도 다방’ 운영

▲ 인문도시지원사업 시민인문강좌 박영달과 청포도다방
포항시와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원장 허정애)이 공동으로 추진중인 인문도시 지원사업의 시민인문강좌가 우리 지역의 숨은 인물과 역사 등 포항학 발굴과 인문학대중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일 포은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된 인문도시 지원사업-시민인문강좌에서는‘박영달과 청포도 다방’이라는 주제로 ‘박영달(호·秋塘 1913년~1986년)’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1960년대 포항 근·현대문화예술사가 상세하게 소개돼 그동안 지역문화원로들 사이에서 구술로만 전해져오던 그의 예술세계와 걸어온 발자취를 통해 포항문화사적 의미와 성과를 조명했다.

박영달 선생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6·25전쟁 등 한국의 격동기는 물론 소년시절에 고되고 힘든 밑바닥 삶까지 영위하면서도, 독학으로 예술 전 분야에 높은 식견과 안목을 깨우쳐서, 한국사진예술사에서나 우리지역 근대문화예술사에 큰 토양을 마련한 인물로서 ‘청포도 다방’을 운영하며 음악 감상실과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 및 토론장소를 제공하는 등 지역문화예술인들에게 사랑방 제공 및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청포도 다방’은 포항 근대문화운동가인 박이득(수필가) 선생이 일명 “청포도 살롱시대”라고 명명할 만큼 6.25 전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지식층에게 사람답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대화 장소이자 문화공간이었으며 오늘날 포항 지역의 문화예술이 면면히 이어올 수 있었던 예술의 역사이자 밑바탕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영달 선생은 지역 근대 문화예술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시사에 짧게 언급돼 있을 뿐 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활동이 전무하다시피해 그동안 지역 문화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안타까워하는 의견이 많았다.
▲ 박영달 선생.
그러다 전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사로 근무한 박경숙씨가 지난해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됐던 ‘秋塘 박영달 회고전ㅡ사진예술과 휴머니즘’전 기획을 계기로 박영달 선생의 사진예술 부문에 중점을 뒀던 내용에서 나아가 선생의 개인사와 업적, 그리고 관심거리였던 ‘청포도 다방’에 대한 사항들을 지난 30여년간 현장에서 큐레이터 업무를 하면서 꾸준히 채집하듯이 모은 자료와 지역원로 예술가 구술인터뷰를 통해 연구가 이뤄지게 됐다.

강좌 내용은 박영달 선생의 사진예술에 관한 학술적인 내용 보다는 그동안 구술적으로만 전해지던 문화운동가로서의 인간적인 면과 업적, 그리고 지역예술계에 끼친 영향 등을 아카이브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보고하는 형식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강의를 준비한 박경숙씨는 “이육사의 ‘청포도’시와 ‘청포도 다방’을 스토리텔링화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우리지역 근대문화예술사에 대한 자료 발굴과 학술적인 연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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