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박물관, 일제강점기 대구공립고 ‘여학생 일기’ 공개

▲ 대구교육박물관 주요 전시자료인 여학생일기가 2일 공개됐다.
이 일기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교육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일기장은 오타 오사무 교토 동지사대학 글로벌 스터디즈 연구과 교수(사진)가 구입, 보관해 왔다.
대구교육박물관 주요 전시자료인 ‘여학생일기’가 2일 공개됐다.

총 232쪽으로 구성된 이 일기장은 지난 1936년 ‘대구 양문사’에서 판매된 35전 짜리다.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 지난 1937년 2월 1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쓴 내용이 담겨 있다.

일기장의 주인공은 지난 1934년 4월 4일 공립여고에 입학, 1938년 3월 14일 제10기로 졸업한 학생이다. 일기장을 작성할 당시의 나이는 15~16세로 추정된다.

일기장은 황국신민화 교육으로 혼란스럽고 불안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보낸 당시의 학교생활이 그대로 기록돼 있다.

모두 경어체로 쓰여 있으며 매일 담임교사에게 제출, 검열을 받았다. 담임교사는 매일 일기를 보며 학생들의 면학·언동·생활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교육박물관 주요 전시자료인 여학생일기가 2일 공개됐다. 이 일기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교육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기장은 모두 일본어로 적혀 있으며 당시 학교차원에서 일본어 상용을 규정하고 강제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일기장은 지난 2007년 서울의 한 헌책방에서 오타 오사무 교토 동지사대학 글로벌 스터디즈 연구과 교수가 샀다. 오타 교수는 ‘식민지 조선의 일상을 읽는다(2010)’ 심포지움을 통해 이 일기가 포함된 연구결과를 세상에 알려졌다.

일기장은 일제의 식민지배 정책 하에서 교육의 형태가 어떻게 전개돼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과거, 그리고 미래의 교육’과 관련, 교육박물관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교육박물관은 일기장 보존상태를 고려, 복제품으로 제작해 올해 박물관이 문을 열면 전시할 예정이다.

오타 교수와 협의, 원본을 소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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