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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돌아오는 저녁

천기수 등록일 2018년01월21일 16시25분  
새들이 부리로 이름을 새기는
저녁을 ‘꽃’이라고 부른다.
눈썹처럼 지친 새가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기 때문,


새들이 하루의 고단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을 ‘등대’라고 부른다.
침묵 속에서 날개를 쉴 수 있는
평안한 안식처가 있기 때문,


집으로 가는 아이들의 발소리에는
백합꽃처럼 맑은 영혼의 냄새가 난다.
그날의 어두운 섬들은 사라지고
서로가 부르는 이름이 따스하기 때문,

(후략)





감상) 저녁이 거기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둠에 당황한 적 있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를 알면서도 첫 비 소리인 듯 설레었던 적 있다. 어쩌다 새 한 마리 날아간 줄 알면서도 누군가 내 마음을 스쳐갔다 말한 적 있다. 고통이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바다를 미워한 적 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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