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덕호 에스포항병원 척추·통증·관절 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다가오는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 장거리 운전과 과도한 집안일 등 일거리가 많아진다. 평소 손 저림 증상을 가지고 있던 분들에겐 손목 사용이 늘어나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이번 칼럼을 통해 손 저림에 대한 자세한 해석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손 저림은 말 그대로 증상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인한 하나의 현상일 수 있다. 대표적 질환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손목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인해 손목의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가는 터널을 압박해 생기는 질환이다. 또 감별해야 할 질환은 목 디스크다. 특히 하부 경추라 할 수 있는 6번, 7번 경추 부위에서 디스크로 인한 신경 뿌리 압박이 있을 경우 손이 저린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또 손 저림 증상과 함께 두통이나 어지러움, 편측 근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머리에서 기인한 손 저림일 수 있으니 뇌졸중과 같은 큰 병을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을 예고하는 손 저림의 경우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병원에 내원하면 기본적인 진찰 후 추가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검사는 전기진단검사다. 이 검사는 우리 몸에 전기 자극을 주거나 근육에 침 전극을 찔러서 신경의 문제를 진단하는 검사로 정중신경, 척골신경, 요골신경 등의 상태를 하나의 검사로 모두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 디스크 등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뿌리질환을 같이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감별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두 번째 방법은 초음파 검사다. 초음파를 통해 손목을 지나가는 신경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목 터널에서 정중 신경을 확인해보면 손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많은 분의 신경이 정상 크기보다 부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53명의 편측 수근관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학회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초음파상에서 신경이 커져 있는(부어 있는) 정도와 환자분의 증상의 심한 정도 및 전기진단검사 소견이 매우 큰 연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사를 한 후 손 저림에 대한 본격적인 치료를 할 때 기본적인 치료의 원칙은 원인 질환에 따른 치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목 디스크나 뇌졸중과 같은 다른 질환이 아닌 손 저림 증상의 대표적인 질환인 손목 터널 증후군의 치료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은 손목과 손바닥, 손가락 등의 통증이나 손의 저림 증상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겪기도 한다. 이와 같은 통증은 대부분 손목 과사용으로 발생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손의 사용을 줄이고 사용할 때는 손목 아대나 보조기 등을 착용하여 자극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는 진통소염제가 대표적이며, 신경 주위의 염증을 줄여주어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다음 치료 단계로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수술로 진행하게 된다.

손 저림 증상이 심한 경우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롭다고 진료 시 환자분들이 얘기한다. 설 명절을 맞이해 가족 중 손 저림이 심한 분은 없는지 한 번쯤 돌아보며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