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구미시가 낙동강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놓고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여당 의원과 제1야당 대표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첨예한 문제를 피상적이자 정략적으로 접근하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되레 그르칠 가능성이 높고 정치 쟁점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 대구취수원 이전 공약 이행 각서를 받겠다고 해 파문을 낳고 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을) 국회의원도 취수원 이전과 구미 국가 산업 5단지를 연계, 5단지 분양에 제동을 걸었다. 두 정치인의 일방적인 대구 취수원 이전 발언에 대해 백승주 의원 (구미시 갑)은 “홍준표 대표의 이야기는 공항문제와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단체장들의 추진력을 문제 삼은 것으로 조속한 해결을 위한 추진력을 강조한 것뿐”이라고 해석했지만, 대구와 구미 지역민의 갈등만 조장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9, 20일 구미상공회의소와 구미 경제 단체, 구미 YMCA와 구미참여연대 등 구미 시민단체들도 구미시민의 화난 민심을 전했다. 이들 단체는 20일 성명을 통해 “홍준표 대표 발언은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정치적 이익만을 노린 무책임한 발언이며 지역사회에 대한 협박이다”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이미 2015년부터 대구와 구미 민관이 공동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논의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대구 취수원 문제에 대해 구미-대구간의 동의와 상호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취수원 이전 문제를 당파적인고 지방선거 전략 차원에서 불쑥 내뱉는 것은 지역사회에 갈등만 더할 뿐이다.

구미시 관계자들은 “대구-구미 민관협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항상 정당권에서 말썽을 일으킨다”며“우리가 취수원 이전에 반대하는 취지를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한편 취수원 이전 반대 범시민 10만 서명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취수원 이전 민간 기구인 ‘대구-구미 민·관 협의회’가 지난 2015년 발족했다. 두 지자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차례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대구시와 구미시가 취수원 이전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타 시도와의 협력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겠는가. 권영진 대구시장은 구미시청으로 찾아가 구미시청 간부들과 구미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취수원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 이 문제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이 먼저 나설 문제가 아니다. 1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간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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