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날부터 인산인해···주변 슈퍼·편의점 영업 타격
중소상공인들 한숨 깊어져···"지역 상생 약속 지켜볼 것"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혁신도시점이 7일 오픈했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코스트코 혁신도시점을 찾으며 주변 도로가 혼잡해져 인근 주민이 항의를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코스트코 코리아 대구혁신점이 첫 영업에 들어가자 지역 소상공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다만 대구혁신점이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약속한 만큼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7일 오전 9시께 대구혁신점 앞.

개장 시간이 30여 분 남았지만 첫 개점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주변 도로는 출근 시간과 맞물려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주변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기 위해 대구혁신점을 지나 우회전하는 도로는 제대로 차량이 빠지지 않자 운전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모범운전자들이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몰려드는 차량으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정문은 소비자들이 앞을 가득 메우면서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혁신도시에 산다는 한 주부는 “수년 전부터 회원이었고 개점 첫날 행사가 많아 찾게 됐다”며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놀랍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구혁신점은 개장 첫날부터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주변 슈퍼나 편의점 점주들은 생계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에서 조사한 결과 대구혁신점 반경 1㎞ 안에 27개의 슈퍼와 편의점 등이 영업 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혁신점 개장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1호점인 대구점과 2호점인 대구혁신점이 직선거리로 8㎞ 밖에 안돼 양 지점에 끼인 슈퍼 등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은 코스트코의 대량구매 특성상 대구지역 전체가 영향권에 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코스트코가 일종의 꼼수로 2호점까지 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유통업발전상생협의회 승인을 받았지만 애초에 이전이 전제였다는 것이다. 이전을 결정한 뒤 상황이 코스트코에 유리하게 바뀌자 구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2호점 자체를 강행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교통영향평가도 물류 전문가가 빠진 채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고용 효과에 대해서도 소상공인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대구혁신점은 동구 주민으로 최대 100여 명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구 내 슈퍼 등 50여 개점이 문을 닫으면 오히려 전체 고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무인 시스템도 몇 년 후를 고려하면 고용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은 코스트코가 지역 상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는 그나마 신뢰를 보였다.

박우석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 이사장은 “개점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행정기관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결국 부담은 지역 소상공인만 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 “코스트코의 상생 약속이 지키지 않으면 법에 따라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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