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역대 3번째 적설량 기록, 45분 출근길 3시간 걸려 도착
항공편 결항에 일부 학교 휴교···대중교통 이용 어려워 발 동동

대구에 폭설이 내린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범물동방면 도로에서 차량들이 눈에 미끌려 정차해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3월 기준, 기록적인 폭설이 대구 도심에 내렸다. 출근 시간 폭설이 내리면서 시민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8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지역 적설량은 7.5㎝를 기록했다. 1907년 기상 관측 이후 3월 적설량으로는 역대 3번째다.

기상지청은 이날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새벽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눈으로 변했다. 기상지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 대구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전을 지나면서 눈발이 약해졌으며 오후 1시께 대설주의보는 해제됐다.

폭설이 내리자 대구시는 새벽 3시 50분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공무원 등 인력 3669명, 제설장비 230대를 투입, 새벽 5시 30분부터 시내 주요 중심 도로 343.3㎞ 구간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내린 눈의 양이 많았으며 눈에 물기가 많이 포함돼 염화칼슘으로는 대응하기 힘들었다. 인력과 장비에 의존한 제설작업이 이뤄졌다. 그나마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2℃로 영상권을 유지, 내린 눈이 얼어붙지는 않았다.

또한 폭설로 오전 9시부터 도로 11곳에 통제가 이뤄졌다. 달성군 가창댐 입구 삼거리에서 헐티재까지 13㎞, 남구 앞산관리사무소에서 홈스파까지 1.3㎞, 달서구 삼일 병원에서 앞산순환로까지 900여m 등이다. 도로통제는 낮 12시 6곳으로 줄었으며 오후 3시 전부 해제됐다.

폭설로 일부 학교는 휴교하거나 등교 시간이 조정됐다. 달성군 하빈초, 대실초, 가창초, 동곡초, 반송초는 휴업했으며 달성군 서동초, 동구 서촌초는 등교 시간을 늦췄다.

대구공항도 오전 6시 20분 제주 행 항공편을 시작으로 총 6편이 결항 됐으며 오전 7시 55분께 홍콩행 항공편 등 5편은 제시간에 이륙하지 못했다.

폭설이 새벽부터 아침 시간 집중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도로에 눈이 쌓이고 미끄러워 차량이 엉켜버리는 등 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했다.

시가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발표했음에 불구하고 시 외곽 지역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고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현풍에서 왜관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민모씨(38)는 평소 40분 거리를 1시간 40분 만에 도착했다. 옥포·성서에서 다사로 출근하는 민 씨의 동료들은 평소 45분이면 가능한 출근 시간이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민 씨는 “다리나 오르막·내리막길에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돼 혼란이 더 가중됐다”며 “출근하면서 사고만 4건을 봤는데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대중교통도 몸살을 앓았다.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사도 시민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을 연상케 했다. 버스의 경우 승객이 너무 많아 정류장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지하철도 임시열차를 4~6대 가량 추가로 운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와 함께 지상철인 3호선은 오전 11시 11분께 수성구 용지역에서 열차가 멈추면서 40여 분 간 양방향 운행이 중단되는 등 혼란을 더 키웠다.

대구시는 이번 폭설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재산피해는 달성군 등의 비닐하우스 19개 동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시는 정확한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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