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기 등 오르막 구간 무용지물···시민들 "이용 못해 큰 불편"·도시철도 "대비책 마련할 것"

▲ 8일 오전 11시 20분께 대구도시철도 3호선 용지역 인근에서 용지역행 열차가 폭설로 인해 정차해 있다. 119구조대가 출동한 가운데 정차한 열차를 밀어내기 위해 다른 지상철이 접근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폭설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됐다.

그동안 폭설에 안전하다고 자신했던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장담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8일 대구지역은 새벽부터 많은 눈이 내렸으며 이날 오전 11시 현재 7.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3월 내린 눈으로는 지난 1907년 기상관측이래 3번째로 많았다.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출근 시간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가장 안전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꼽히는 도시철도 3호선이 운행 중 정지,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날 낮 12시 55분께 수성구 지산역에서 범물역 방면으로 가던 3호선 열차가 멈춰 섰다. 앞서 오전 11시 11분께 수성구 범물역에서 용지역 방향으로 가던 3호선 열차도 용지역으로 들어오다가 운행이 중단됐다. 당시 열차 안에는 승객 20여 명 탑승했으며 20여 분 동안 18m 높이의 지상철에 갇혔다. 지상철이 멈추자 소방당국은 사다리 차량 등을 출동시켜 긴급 대피에 대비했다. 지상철은 긴급 정비 후 후진으로 범물역을 되돌아갔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무사했으며 범물역에서 안전하게 하차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열차 내에서 공포에 떨었으며 3호선 양방향 운행이 40여 분 이상 중단됐다.

지상철이 정지되자 도시철도공사는 선로에 모래와 제설제를 뿌려 얼음을 제거, 운행을 재게 했다. 도시철도공사는 많은 양의 눈이 내렸으며 기온이 떨어져 선로가 얼어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용지역의 경우 진입로가 오르막 경사로 이뤄져 운행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광경을 지켜본 A씨(27)는 “열차가 운행하는 도중에도 육안으로 덜컹 거리는 게보여 위태로웠다”며 “스크린도어가 바로 열리지 않는 등 불안해 보였다”고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 2014년 12월 강설대비 시범 운행 당시 도시철도공사가 3호선이 폭설에도 안전하다고 호언장담한 부분이다. 같은 해 1월 도쿄에 25㎝의 폭설이 내렸다. 도시철도공사는 3호선과 같은 시스템인 도쿄모노레일과 다마모노레일은 정상 운행한 것을 근거로 폭설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전동차 전면에 부착된 제설기(브러쉬)가 선로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낼 수 있으며 모래살포기와 융설제 등이 탑재돼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8일 폭설로 운행이 중단되면서 폭설 대비에 허점이 드러났다. 대구참여연대도 성명서를 통해 예견된 사고로 규정, 즉각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갑자기 많은 눈이 내리고 노선이 얼면서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확한 운행 중단 이유와 강설 대비책을 새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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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취재팀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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